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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호조에 개인은 '달러 저가매수'…거주자 외화예금 역대 최대
작년 달러화예금만 211억달러 늘어
2018-01-15 12:00:00 2018-01-15 15:39:52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지난해 수출호조에 달러화약세가 동반되면서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7년 1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해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830억3000만달러로 2016년말에 비해 241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해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2013년 359억달러, 2014년 360억달러, 2015년 472억5000만달러, 2016년 496억6000만달러 수준이던 거주자외화예금이 지난해 830억3000만달러 규모로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수출호조와 달러화약세가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573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하며 통계작성 이후 연간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수출대금을 지급받은 기업들의 외화예금도 크게 늘어났다.
 
개인의 경우 지난해 달러화약세에 따라 차익실현 목적의 외화예금을 많이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종가, 기말기준)은 1월 1162.1원에서 12월 1070.5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말 100엔당 900원대로 떨어진 엔화도 개인예금 등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말 기준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을 주체별로 보면 기업이 669억5000만달러, 개인이 160억8000만달러로 2016년말에 비해 각각 182억7000만달러, 58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중 달러화예금은 707억9000만달러로 기업과 개인이 각각 576억달러, 131억9000만달러의 잔액을 나타냈다. 2016년말(496억6000만달러)에 비해 달러화예금만 211억3000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달러화예금 잔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통계집계 이후 가장 높은 18.6%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호조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세를 이어갔고, 환율이 내려가면서 기업들도 결제대금을 팔지 않고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의 경우 쌀 때 사서 예금으로 넣어두는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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