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남성·젊은층·고학력자, 재벌·총수에 '부정적'
해당 계층에 대한 이미지 개선 시급…총수 일가 일탈이 결정적
2018-05-11 06:00:00 2018-05-11 11:11:23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조사 결과 재벌과 총수에 대한 신뢰는 남성과 젊은층, 고학력자, 고소득층에서 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층과 연령층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이미지 개선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4.88(7점 척도 기준, 100점 기준 환산점수 29.4)로 재벌 신뢰도 1위에 오른 LG는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50대 이상의 중장년층(5.04)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성별로는 여성(4.75)보다 남성(5.02)의 신뢰가 더 높았다. 총수 일가의 일탈이 없고, 소외계층에 대한 기부 및 선행에 대한 보상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더해진 결과로 평가된다. LG는 대학원졸 이상의 고학력(5.05), 월평균 소득 501만원 이상 고소득층(4.95)에서 가장 높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동시에 블루칼라 계층(5.01)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은 점이 독특했다.
 
 
 
재벌 신뢰도 2위에 오른 GS(4.31, 환산점수 10.4)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LG와의 분사 이후에도 대중들이 유사한 기업 이미지와 기업 문화로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LG와 GS는 과거 한 집안을 이뤘던 범LG가의 두 축으로, 특유의 유교적 가풍을 자랑한다. 이는 경영권 분쟁 등 잡음으로부터 총수 일가를 단속하는 힘이 됐다. 마찬가지로 고학력(4.39), 고소득(4.38)의 50대 이상(5.04) 남성(5.02)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를 보냈다.  
 
재벌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한 한진(2.84, 환산점수 -38.5)은 남녀 모두에서 3.0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인천(2.65)에서, 직업군별로는 블루칼라 계층(2.67)에서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갑질 행태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던 총수 일가들의 안하무인적 태도 등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것이 이들 집단의 부정적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 다음으로 낮은 신뢰도를 보인 롯데(3.29, 환산점수 -23.6)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나타난 형제 간 분쟁과 위법적 행위, 정치권과의 암묵적 연계 등과 관련해 대중들의 부정적 시선이 많았다. 40대(3.03), 경기(3.73), 고학력층(4.39), 고소득층(3.22)에서 낮은 평가가 두드러져, 기업의 전반적인 이미지 개선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은 3.78(환산점수 -7.4)의 신뢰도로 전체 18위에 머물렀다. 기업의 위상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된 결과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한 신뢰도와 연계시켜 볼 필요가 있다. 세부적으로는 남성(3.23)보다 여성(3.37)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며, 40대(3.35)에서 가장 박한 평가를 받았다. 화이트칼라(3.67), 고학력자(3.49),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3.66) 등에서도 신뢰도가 낮게 나타났다.  
  
총수 신뢰도 조사에서는 구본무 LG 회장이 4.39(환산점수 13.1)로 1위에 올랐다. 개인에 대한 평가와 신뢰보다는 LG에 대한 신뢰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구 회장은 성별, 연령, 직업, 학력, 소득수준 등 인구통계학적 변인들에서 모두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고학력(4.68), 고소득층(4.54), 50대 이상(4.73), 남성(4.57)에서 특히 높은 신뢰를 획득했다.
 
반면 2.50(환산점수 -49.9)으로 최하위를 기록한 조양호 한진 회장은 남성(2.45)과 여성(2.56) 모두 가장 낮은 평가를 내렸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2.64), 직업별로는 자영업(2.25)에서 신뢰도가 가장 낮았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총수 일가의 행태로 총수 본인과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낮은 신뢰도로 직결됐다.
 
조 회장 다음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한 김승연 한화 회장(2.97, 환산점수 -34.4)은 40대(2.42), 인천(2.93), 자영업층(2.73), 고학력자(2.62)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총수 본인과 가족들의 일탈 문제가 김승연 회장에 대한 낮은 신뢰로 이어진 가운데, 특정 집단에서의 신뢰가 더 낮게 나왔다. 폭력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당사자와 기업의 이미지를 떨어뜨린 것으로 판단된다. 폭언과 폭력 등 특정 주제가 반복적으로 이슈화될 경우 '각인 효과'로 인해 새로운 이미지로의 변신이 어려운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