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함
입력 : 2018-05-28 06:00:00 수정 : 2018-05-28 06:00:00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기대와 짜릿함 그리고 두려움이 계속 교차하고 있다. 첫 번째 롤러코스터에선 6월12일이면 안전하게 내릴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예측이 깨졌다. 이 롤러코스터에선 일단 모두 하차라는 발표가 나왔다. 아쉬움과 ‘그럴 줄 알았다’는 실망감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하지만 ‘하차 발표는 진짜 하차 발표가 아니다’는 발표가 다시 나왔다.
 
어떤 해석과 예측이 무용한 상황이다. 낙관론자도 비관론자도 쉽게 입을 열기 어려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 정도 긴장감을 풀고 지켜볼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지 짐작키도 어렵다.
 
6월12일이면 일단 큰 국면이 마무리되고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겠거니 싶지만, 그 역시 장담의 영역이라 보긴 어렵다.
 
상식의 시각에서는 워낙에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발표. 판문점이라지만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지역 방문. 너무나도 화기애애하고 자연스러운 만남. 북미 정상회담 발표. 미 국무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이은 회동과 분위기 급진전. 북미 간 말폭탄 발사의 재개. 우리 대통령이 무시당하는 듯했던 한미 정상회담. 제 아무리 트럼프라지만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회담 취소 발표. 전광석화 같은 주말 오후 비공개 남북 정상회담.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예정대로 재추진 발표.
 
하나만 따로 떼놓아도 큰 뉴스인데 십여 개가 연달아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앞으로도 이 정도 수준의 놀라운 일들이 여러 번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
 
압도적인 속도와 상황 변화 앞에서 전문가들, 언론도 무기력하기만 하다. 그렇기 때문인지 트럼프와 김정은이라는 인물의 캐릭터에 기댄 상황 설명과 예측들만 쏟아지고 있다. 맞는 분석이긴 하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건국된 이래, 아니 근대 외교가 정립된 이래 이런 탑-다운 방식의 상황 전개는 처음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경구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 이 상황은 도저히 설명이 안 된다. 설명이 안 되는걸 너머 용인할 수도 없다. 북한은 그렇다치고 트럼프의 행보는 민주국가에서 위임의 범위, 행정부 수장의 최종 결정을 뒷받침하는 관료제도의 효용, 철학과 전략 등 우리의 상식을 계속 시험하고 있다. 거래(deal), 게임, 포커 플레이어(poker player)라는 단어들을 듣고 있으면 당혹스럽고 얼굴도 화끈거린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이 판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로 종결될지,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받을지 알 수 없고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과정의 관점에서는 엄청난 비판을 받을 것이 뻔하지만 우리 역시 플레이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거래와 도박의 달인임을 자부하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 삼대 째 절대 권력을 세습해왔고 핵을 손에 쥐고 있는 독재자 사이에서 변호사 출신 대통령은 너무 이성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없었으면 이 판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 나머지 두 사람 만큼이나 속도와 변화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김정은은 그렇다치더라도 문재인은 ‘탑-다운’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이같은 방식의 일처리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세 나라 중 한국이 가장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속도와 변화에 몸을 실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아니 잘 풀릴 경우에도 큰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가 가장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부담을 지고 트럼프, 김정은을 선도할 때다. 그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문재인이다. 책임을 자기 것으로 하고 시대를 개척해 나가는 대통령을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겠나?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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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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