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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회장에 최정우 내정…막판 뒤집기
50년 역사상 첫 비엔지니어 출신…잡음 일며 유력후보들 고배
2018-06-24 13:48:49 2018-06-24 13:58:44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포스코가 진통 끝에 차기 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내정했다. 포스코 50년 역사상 최초로 비엔지니어 출신을 회장으로 선임, 새로운 50년을 준비한다.
 
최 사장은 24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포스코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 사장을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에 추천키로 결의했다. 최 사장은 1957년생으로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 감사 등에서 경력을 쌓은 그룹 내 최고의 재무통이자 전략가로 평가된다. 정도경영실과 가치경영실을 거치면서 포스코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최정우 포스코켐택 사장. 사진/포스코
 
포스코 회장 후보에 비엔지니어 출신이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회는 지난 22일 승계카운슬이 제안한 후보자 5명에 대한 심층면접과 이후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토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장인화·최정우 두 사람으로 압축했다. 이어 23일 오전 이들을 대상으로 2차면접을 실시했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3차면접에서 가서야 최 사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할 수 있었다. 
 
당초 비중 있게 거론되지 않던 그가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회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는 평가다. 사퇴 의사를 밝힌 권오준 회장이 오인환·장인화 두 사람을 회장 후보로 미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사회의 부담을 가중시켰고, 김준식 전 사장의 경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막판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마저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의 문제점을 따지면서 유력 후보들의 결격 사유도 다시 조명됐다.
 
결국 청와대 등 정치권으로부터의 오랜 외압을 끊고, 전임 회장들의 영향력에서도 벗어나며, 동시에 서울대 금속공학과로 대변되는 특정 대학 출신과 철강 부문의 서열문화 등에서 자유로운 최 사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포스코가 이를 통해 정권 교체기마다 되풀이되던 CEO 중도 퇴진의 수난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철강 공급과잉, 무역규제 심화 등 철강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으며, 비철강 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최 사장은)포스코 50년 역사에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후보로, 경영관리 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비철강 분야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9대 회장에 취임하게 된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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