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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사주 취득 소식에 급등
다음달부터 2550억원 규모 매수
2018-11-30 15:59:30 2018-11-30 15:59:3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차가 자사주 취득 소식에 급등세를 탔다. 당분간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최근 주가가 내림세를 타던 상황에서 주주 친화 정책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현대차는 전날보다 7000원(7%) 오른 1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우와 현대차2우B, 현대차3우B 등도 각각 4~5%가량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투자심리를 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날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213만6681주, 기타주 63만2707주를 장내매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금액은 총 2547억4486만원이고 취득 예정일은 다음달 3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G90 출시행사에서 이원희(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사장,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사업 부사장, 이광국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그룹 디자인담당 부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의 주가는 최근 들어 줄곧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했고 지난 22일에는 9만2500원까지 떨어지면서 신저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주가가 10만원 밑에서 움직인 것은 2009년 11월 이후 9년 만이다. 3분기 어닝쇼크 등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한 2890억원이다. 시장 예상치 9400억원보다 70%가량 적은 수치다. 대규모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컸지만 업황도 좋지 않았다. 현대차가 3분기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한 자동차 수는 110만7000대로 작년 같은 기간 111만9000대보다 줄었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여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증익이 가능하겠지만 구조적인 수익 창출 능력 개선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고 당분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회복이 절실한 상황으로 하반기 GV80, G80 출시 시점이 매수 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은 기존 모델 리뉴얼이 대부분이고 신규 공장 가동률 상승을 위한 뚜렷한 방안이 없어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시장은 신형 싼타페 판매 부진으로 상반기까지 신차 공백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신형 쏘나타 등이 투입되지만 최근 미국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하면 신차 효과는 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도 근원적인 수익창출력 약화와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회복 지연 등을 이유로 현대차의 신용 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등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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