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의 인권이야기)세월호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
입력 : 2019-04-03 06:00:00 수정 : 2019-04-03 06:00:00
지난 3월28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세월호 CCTV DVR(영상기록장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갔다. 세월호에 있던 64개의 CCTV의 영상기록을 복원한 결과 세월호가 침몰하기 3분전에 모두 멈춰 있었는데, 세월호 승객들 다수는 침몰 후에도 모니터가 작동하는 것을 봤다는 증언을 했다. 그리고 해군이 수거해서 해경에 넘겼고, 해경이 다시 검찰에 넘긴 DVR은 원래 세월호에 있던 게 아니라는 게 핵심 발표였다. 그렇다면 검찰이 넘겨받은 DVR은 가짜였고, 해경은 수거 쇼를 하면서까지 속이려 했다는 것이었다.
 
특조위의 중간 조사결과는 충격이었다. DVR조차 바꿔치기했다는 것이니 안 그렇겠는가. 더욱이 수거하는 과정의 영상도 편집되었다. 34분짜리 수거 과정을 담은 영상은 8분짜리로 축소되었고, 음성이 삭제되었다. 이에 대해서 해군은 즉각 자신들은 수거 즉시 해경에 넘겼다고 하는데 해경은 묵묵부답이다. 도대체 무엇을 감추려는 것인가.
 
그 자리에서 10년 전 용산참사 때의 일이 떠올랐다. 경찰은 용산참사의 진압 과정을 전부 영상으로 담았다. 그런데 유독 결정적인 순간에는 영상이 없다고 뻗댔다. 망루진압이 가장 중요한데, 그 이전까지는 영상기록이 남아 있지만, 그 부분부터는 촬영을 안 했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고, 검찰은 그런 경찰의 주장을 인정한 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더 진행하지 않았다. 그 흔한 압수수색 한 번 없이 사건을 덮고 말았다. 검경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 항상 결정적인 단서는 없다거나 뒤로 빼돌리거나 손을 댄다.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얼마나 많은 증거물들이 훼손되었던 일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이전의 1기 세월호특조위는 박근혜 정권의 집요한 방해 끝에 강제 해산되고 말았다. 선체조사위원회는 침몰의 원인을 확정하지 못한 채 종료하고 말았다. 그만큼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은 힘들다. 사건 당사자들이 순순히 사실을 털어놓고, 증거들을 내놓으면 쉬울 텐데, 이상하게 해경만이 아니라 해군, 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국정원까지, 그리고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와 전 부처까지 모두 동원되어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틀어막으려고 혈안이 되었다. 과연 단순한 해상사고였다면 이럴 수 있을까?
 
잘못된 증거들에 기초해서 진행한 검찰수사, 그리고 청와대와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교안의 압력 하에서 진행된 검찰수사는 졸속으로 끝났다. 급변침에 조타 미숙이 더해져서 침몰했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는 이미 여러 번 무너졌다. 대법원조차도 검찰의 수사결과만을 갖고 침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DVR의 원본 영상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아마도 침몰 이후의 상황을 볼 수 있는 영상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걸 확인하자면 해경을 압수수색하기라도 해야 할 것이지만 특조위는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조위는 검찰에 해경 등을 고발할 수 있을 뿐이다. 유가족들은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김학의 성폭력’사건처럼 이 사건도 검찰이 재수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5년이 지났지만, 세월호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진실규명 작업만이 아니라 책임자처벌도 그렇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위험하고, 언제 어떻게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위험사회에 살고 있다.
 
오늘 아침 전철역으로 가는데 앞의 젊은 사람의 가방에 노란가방이 매달려 흔들거렸다. 노란배지를 가슴에 달고, 노란리본을 가방에 매단 이들을 보는 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있다는 증표다. 5년이 지났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건, 우리사회를 위험사회로 그대로 두자는 무책임한 얘기와 같다. 잊지 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5년 전의 그 약속과 함께 우리는 4.16 이후는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는 아직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박래군 뉴스토마토 편집자문위원(pl31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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