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전보'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소속 변호사에 패소
법원 "정당한 이유 없이 개인 감정으로 인사 불이익 행해"
입력 : 2019-04-23 09:59:44 수정 : 2019-04-23 10:02:06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법률구조공단의 소속 변호사에 대한 부당전보를 법원이 인정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김천지원 민사1부(재판장 박치봉)는 공단 소속 박모 변호사가 공단을 상대로 낸 전보발령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상희 이사장이 박 변호사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사권자인 공단 이사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정 내지 추측에만 기대어 원고에게 불이익을 줄 의도를 가지고 행한 것으로서 인사재량권을 일탈, 남용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음이 명백한 경우"라며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의 정도, 전보발령이 지속된 기간과 사후 취소된 사정 등을 종합해 위자료 액수는 3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전주지부에서 근무한 기간이 2년 미만이고 비수도권에서 근무한 기간도 3년 미만이기에 공단 내 전보지침에서 정한 전보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이사장이 밝힌 전보사유가 규정에서 정한 예외적인 전보대상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전부지부장과 군산출장소장 사이의 상호 보직이동은 본래 인사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 "공단은 군산출장소장을 전부지부장으로 올리고 전주지부장인 원고를 군산출장소장으로 내리는 전보발령을 해 원고는 지부장으로서의 능력이나 자질 미달 등 합리적 이유 없이 자신의 업무상 지휘, 감독 하에 있던 사법연수원 후배로부터 도리어 지휘, 감독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원고를 비롯한 고단 직원은 원고가 강등 및 좌천을 당했다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고, 원고는 전보발령으로 출퇴근 거리가 멀어져 갑작스럽게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단의 전보 사유에 대해선 "일반직에 의한 면접 및 전화상담이 변호사법에 위반될 소지가 높다는 의견을 밝힌 것만으로 대결구도를 조장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사장이 한 사건 배당에 대한 질문에 즉석으로 보고한 것이 허위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끝으로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취소되기까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공단이 발령을 취소한 것은 자발적인 의사가 아닌 가처분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여 불법행위 구성을 배척하는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상희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수시인사를 통해 전주지부장인 박 변호사를 전주지부 군산출장소장을 전보했다. 이에 박 변호사가 전보사유를 질의하자 공단 측은 "사건배당에 대한 허위보고를 했고, 일반직원의 법률상담이 법률구조법 내용과 다르게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강변해 대결구도를 조장했다"는 등의 사유를 전해왔다.
 
같은해 7월 박 변호사는 이 소송 제기에 앞서 전보발령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고, 이는 인용 결정됐다.
 
이후 또다시 조 이사장은 이번달 초 정기 인사발령 당시 광주에 거주하는 박 변호사를 의정부로 전보하는 발령을 냈고 이에 박 변호사는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통해 정지결정을 받았다.
 
한편 공단 소속변호사 노동조합은 조 이사장이 소속 변호사에 조기복직을 요구하고 재계약을 거부했다며, 명예훼손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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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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