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10주기', 정치권이 들썩인다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서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10주기엔 '새로운 노무현' 주창…'노무현 정신' 강조할 것
한국당 황교안 대표 추도식 불참…9년 간 보수에선 의도적 외면
입력 : 2019-05-22 16:52:49 수정 : 2019-05-22 16:52:4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내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입니다. 9년간 그랬지만 이번엔 특히나 정치권의 표정이 미묘하게 엇갈립니다.
 
우선 여권은 내일 오후 2시부터 봉하마을에서 열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총출동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물론 지자체장들도 추모행렬에 동참합니다. 문희상 국회의장,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친노'·참여정부 인사 등도 봉하마을에 모입니다. 특히 올해는 노 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방한, 추도사를 낭독합니다.
 
앞서 여권은 4월 말부터 전국적인 추도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광역시 등 전국 주요 도시와 LA 등 해외에서도 시민문화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23일까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인 목포에서 노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까지 순례하는 '민주주의의 길' 행사도 시작됐습니다. 
 
<영상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을 한번 돌아보며 두 분이 살아온 정치적 삶을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분의 정치철학을 이어받아 나라다운 나라,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겠다고 지금 열심히 국가를 운영하고 계신다>
 
전직 대통령의 기일이긴 하지만 여권이 이처럼 유별나게 신경을 쓰는 건 '10주기'라는 상징성에 더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섭니다. 그간의 추도식이 '그리움'에 무게를 뒀다면, 올해부턴 '10년'이라는 터닝포인트에 맞춰 노무현 정신을 다시 일깨우기로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총괄하는 노무현재단은 10주기 슬로건을 '새로운 노무현'으로까지 지었습니다. 새로운 노무현을 강조하는 건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성과를 다시 부각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참여정부를 계승한 문재인정부의 성과는 더 확대해 알리되 경제실정 등에 대한 비판은 잠재우겠다는 의도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민주당의 20년 장기집권 명분을 만들고 내년 총선 전 여권 지지세를 결집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0주기 추도식에 불참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민생대장정 일정상 강원도 방문 등으로 시간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때도 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간 일은 전무합니다. 이명박정부 땐 노 전 대통령 서거했고, 문재인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탄생했습니다. 더구나 현 정부에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두 구속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한국당의 응어리가 깊다 보니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습니다. 굳이 추도식까지 갈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행보는 조심하는 모양샙니다. 가뜩이나 야권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롱 분위기가 존재하는데 자칫 설화를 유발할까 경계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9주기를 즈음해선 나경원 원내대표 의원실 관계자가 SNS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고 사직한 일도 있었습니다.  
 
23일에 대한 여야의 표정과 의미부여가 서로 다른 건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권의 과한 홍보와 야권의 과한 외면 탓에 노무현 '정신'은 없고 '마케팅'만 있다는 말이 들립니다. 
 
뉴스토마토 최병호입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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