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격변의 사회에서 '이재용'으로 산다는 것
입력 : 2019-08-27 21:21:26 수정 : 2019-08-28 10:19:35
 "이재용과 이건희를 비교하면 안 된다. 전 세계에서 달라진 삼성의 위상과 급변하는 환경을 보라. 저 만큼 해낸 걸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석에서 만난 재계 고위급 인사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평가다. 늘상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보니 형식적으로 "이 부회장 어떠냐"라고 던진 질문에서, 아버지 '이건희'의 등장은 예상 밖이었다.
 
그런데 이 말을 곰곰이 되새김질해 보니 해외에서 마주쳤던 '삼성 갤럭시' 간판이 떠올랐고, 산업부 소속 기자임에도 연일 쓰는 기사의 주요 주제가 되고 있는 국제 정세가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속에 이 부회장이 새로이 보였다. 
 
최근 몇년 사이 국제 사회는 유례없는 격변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한층 노골적이고 치명적인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실타래처럼 얽힌 전 세계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직격타를 맞을 위기다. 분명 출발점은 정치적인 담론이었음에도 각국의 중심 산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누구도 끊어낼 수가 없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뒤늦게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게 기업들의 현주소다.   
 
업종으로만 봐도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액의 5분의1(20.95%)을 짊어졌던 반도체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수십조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할 판국이다. 효자 품목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면서 디스플레이 업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모든 상황이 예측불가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완충에는 한계가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요소들이 끊임없이 침투해오고 있다.
 
사방에서 밀려오는 악재 가운데 이 부회장은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당장에 해결될 수 있는 묘수는 없지만 미래를 위한 대책은 하루가 시급한 탓이다. 눈 앞에 들이닥친 현안은 전문경영인들이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지라도 미래에 대한 구상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온전한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본 기자가 그 였다면 작금의 현실에서 일분일초라도 제대로 쉬거나 잠을 청할 수 있었을까 감히 상상해보게 된다. 
 
삼성의 경영공백이 국가 경제에 끼치는 타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주지의 사실이다. 다가오는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팩트와 진실'을 구분하는 또 한 번의 사례가 되길 기대해 본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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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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