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가 체질’ 이병헌, 시청률 1%도 연연하지 않을 값진 경험(종합)
이병헌 감독 “저조한 시청률? 예상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천우희 “강한 캐릭터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
입력 : 2019-09-06 15:57:01 수정 : 2019-09-06 16:06:30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시청률 부담이요? 1600만부터 1까지 수치적으로도 다 경험해봤습니다.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은 너무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배우들의 멋진 연기를, 이 경이로운 순간을 전부 지켜보았습니다. 그 5개월은, 무시무시하게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6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는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병헌 감독을 포함해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이 참석했다.
 
‘멜로가 체질’의 평가는 매우 극과 극으로 나뉜다. 작품의 완성도, ‘매니아’ 시청자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지만, 정작 화제성이나 시청률은 기이할 정도로 낮았다. 지난달 9일 첫 회의 시청률은 1.790%. 이후 2, 3회에서도 각각 1.035%, 1.723%를 기록했다. 8회가 방송된 오늘(6일)까지도 시청률은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재홍-전여빈-천우희-한지은-공명. 사진/JTBC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진 부분도 바로 ‘시청률’이었다. 이에 대해 극본과 연출을 모두 담당한 이병헌 감독은 ‘연령층의 한계’를 뽑았다. ‘멜로가 체질’은 30대의 일상과 로맨스를 담았다. 그만큼 3, 40대와 그 이상의 연령층들에게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이하의 연령층은 잡지 못한 것.
 
“제가 언젠가 한 번 사촌들과 같이 ‘멜로가 체질’을 집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이었는데, 이해를 전혀 하지 못해서 저한테 자꾸 질문을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느꼈습니다. ‘아, 내가 이 지점까지 헤아리지 못했구나’, ‘보는 시각이 좁았다’는 걸요. 모든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결과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병헌 감독)
 
이병헌 감독은 사실 오래 전부터 드라마 연출에 대한 꿈이 있었다. 실제로 7~8년 전 드라마 제작 단계를 밟았지만 ‘어른들의 사정’으로 무산됐다고. 2019년에 다다라서야 꿈을 이루게 된 그지만, 아직 배울 게 많다고 한다. 촬영이 전부 끝난 지금도 이병헌 감독은 매일매일 드라마에 대해 새로운 지식들을 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저는 이 모든 과정이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시청률을 분석하거나, 촬영의 결과물을 보는 것들이요. 어떻게 보면 혼란스럽기도 해요. 제가 하고 싶은 것과,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간극을 어떻게 좁혀가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된 거 같습니다. 저도 시청률이 높은 걸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제가 ‘호텔델루나’ 같은 걸 쓸 순 없잖아요. (웃음) 만약 다른 영화 감독님들이 드라마를 하게 되신다면 말리고 싶어요. 극본이나 연출 하나만 하시라고. 하지만 이 영역은 오랫동안 저만 하고 싶습니다. 욕심이 나네요. (웃음)”
 
천우희. 사진/JTBC
 
현재 ‘멜로가 체질’은 8회, 중반부에 다다랐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이목을 잡을 ‘화제의 장면’, ‘최고의 한 방’은 나오지 않은 상태. 일부 시청자들은 비교적 저조한 시청률을 의식해 후반부엔 숨겨둔 한 방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배우들과 감독 모두 “큰 반전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멜로가 체질’의 장점이 오히려 이것인 거 같아요. 저희 드라마엔 강력한 한 방, 자극적인 뭔가는 없습니다. 대신 각자의 이야기가 잘 녹아 있고, 그 상황을 곱씹을수록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것 같아요. 가랑비에 옷이 젖듯, 서서히 스며들어서 마지막 엔딩을 봤을 때 마음이 꽉 차는 충만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우희)
 
“사실 지금 ‘멜로가 체질’의 전개는 반환점을 돈 상황입니다. 이제는 뿌린 걸 거둬들여야 할 시간이죠. 진주(천우희)와 범수(안재홍)의 키스신 정도는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멜로가 체질’은 앞으로 지금처럼 로맨스와 눈물이 기다리고 있고, 엄청나게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나름 예측하지 못한 전개, 그 전개에 대한 결과물과 재미가 한 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병헌 감독)
 
배우들 또한 ‘멜로가 체질’을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천우희는 기존에 갖고 있던 강인한 이미지에 대한 괴리감이 있었다. ‘곡성’, ‘아르곤’, ‘한공주’ 등 내면연기가 많고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해왔기에, 혹여 이 이미지가 굳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도 많았다고.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저를 어렵고 힘들게 보시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캐릭터를 하는 게 제 임무처럼 느껴질 때가 왔어요. 그래서 더욱 코미디에 대한 열망이 있었어요. ’나도 웃긴 연기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도 했죠. ‘멜로가 체질’이 저의 갈증을 많이 해소시켜준 것 같아서 기쁩니다.” (천우희)
 
마지막으로 이병헌 감독은 ‘멜로가 체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전했다. 이미 애청자들의 댓글이나 기사들을 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도 남겼다. 남들의 기대가 아닌, 본인의 기대치를 채울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멜로가 체질’이라는 대본은 제가 오래 전부터 써온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지금 30대를 다 지나서 뒤돌아보고 있는 나이인데, 지금에서 이 드라마를 보면 ‘왜 나는 (30대 때)그렇게 행복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내 자신을 놓지 못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별 거 아닌 것도 누가 던져줬으면 하는 생각을 한 거 같아요. 극중 인물들의 공통점을 보면 일이나 사랑 같은 것들을 다시 시작하기 직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저는 그 시작하는 것에 대해 아주 가볍게라도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과거의 제가 필요했던 것처럼요.” (이병헌 감독)
 
한편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JTBC ‘멜로가 체질’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10시 30분 방송된다.
 
 
안재홍-전여빈-천우희-한지은-공명. 사진/JTBC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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