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문 한장으로 상도동 이어 '이촌 현대아파트'도 환경영향평가 면제 의혹
용산구청 "1월8일 서울시 공문 보고 평가 제외 판단…8월에 사업승인"
환경본부, 10월 정정공문 발송 전까지 "면제 없다" 했지만 2곳이나 확인 돼
특혜 의혹에 서울시 발 빼면서 '이촌 현대아파트' 3월 이주 절차 제동
'미세먼지는 재난'이라던 서울시 환경정책 두 얼굴…사업자는 십수억 부담, 시민은 환경권 위협
입력 : 2020-01-07 07:00:00 수정 : 2020-01-07 07:19:50
[뉴스토마토 최병호·신태현 기자]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의 공문 한 장으로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도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고 사업 승인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8일 조례에 없는 내용을 담은 공문으로 실제 환경영향평가에서 면제된 사업자가 상도동 민영주택 사업 외에 하나 더 있는 게 밝혀지면서 특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기후환경본부는 10월4일 환경영향평가 면제 기준을 정정한 공문을 보낼 때까지 면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실제 면제가 사례가 복수로 확인, 해명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촌동 301-160 일대)은 연면적 10만㎡가 넘는 공동주택 사업이지만 8월12일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고 사업 승인을 얻었다. 애초 지난해 1월3일 개정된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조례에 따라 평가를 거쳐야만 사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1월8일 기후환경본부가 '2019년 7월2일까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에 따라 사업시행계획 인가(승인 등)를 신청한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한다'는 공문을 보낸 게 문제였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1월8일 공문을 보고 현대아파트 사업은 당연히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 평가 절차 없이 승인을 내줬다"고 말했다.
 
이촌동 현대아파트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면제가 확인됨에 따라 지난해 1월8일 초법적 공문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사업장은 모두 5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업 승인을 받은 상도동 사업·이촌동 사업 등 2곳과 지난해 7월2일 이전 환경영향평가를 면제받기 위해 사업승인을 신청한 동작구 노량진3재정비촉진구역·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노원구 상계1구역 재개발사업 등 3곳이다.
 
 
기후환경본부는 환경영향평가 특혜 의혹이 나오자 구청들이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사업 승인을 내줬다고 해명을 하고 있다. 기후환경본부는 상도동과 이촌동 등 이미 사업 승인을 받은 사업장에 대해선 "본부에 문의하지 않은 구청들의 판단 미스"라며 '특혜는 없다"라는 입장이다.
 
만약 서울시 해명대로 1월8일 특정기간 동안의 접수시 면제해준다는 공문이 특혜가 아닌 단순 실수였다고 해도 10월 정정 공문을 보내기 전까지 서울시 기후환경본부는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 결과 사업 승인을 받고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할 사업이 지연됨은 물론 조합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 투입도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7월4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이촌동 사업의 경우 기후환경본부의 의혹 가득한 행정처리에 더해 지난달 17일 시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하는 조례 개정안까지 불발, 결국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이촌동 사업은 오는 3월에 착공 전 이주 절차를 밟으려던 계획도 차질이다. 조합 지출액은 한 달에 10억원 정도며 환경영향평가 기간은 최소 7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영향평가 비용도 3억여원 소요될 걸로 추산됐다.

이근수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은 "지난달 26일 기후환경본부를 방문했지만 '평가를 받으라'는 답변 뿐이었다"며 "행정소송·집단행동, 환경부 유권해석 의뢰 등도 고민해봤지만 공무원에게 밉보일 것 같아 관뒀다"고 토로했다.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도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법상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영향평가는 혼란과 형평성 문제 때문에 경과규정을 둘 뿐 시행일 자체를 늦추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1월3일 개정된 조례는 환경영향평가에 관해 경과규정을 두는 대신 시행일을 6개월을 미뤘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구나 당시 조례는 시의회가 아닌 서울시가 개정한 조례였다"면서 "이미 조례 자체가 혼동과 불평등 논란을 담고 있다"고 했다.
 
환경부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과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조례 비교. 이미지/뉴스토마토
 
이촌동 사업에 관해 기후환경본부에 입장을 묻는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최병호·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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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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