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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메랑' 맞은 애플…"불과 한달 새 바뀐 실적"
중국공장 생산 차질…'먹구름' 잔뜩 낀 1분기 실적
2020-02-28 05:42:17 2020-02-28 05:42:17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해 4분기(애플 기준 1분기) 중국 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던 애플이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나친 중국 의존도가 '독'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2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도전"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현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애플은 지난 17일에도 스스로 투자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애플 기준 2분기)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위기를 인정한 바 있다. 중국 공장들의 생산 차질과 판매 감소 등의 문제로 지난달 이미 하향 조정했던 1분기 예상 매출치 630억달러~670억달러(약 76조6000억원~약 81조5000억원)마저 달성하기 어렵다고 '손'을 든 것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애플 매장 문에 코로나19 여파로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AP·뉴시스
 
전 세계 아이폰 90% 이상의 생산을 폭스콘 등 중국 조립공장에 맡기는 애플의 현 상황은 말 그대로 그리 좋지 못하다. 지난달 중국 춘제 연휴와 코로나19 발병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달 연휴가 끝나고 공장·매장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아직 정상화는 요원한 이야기다. 지난 25일 대만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중국 당국의 여행 및 교통 통제 때문에 '폭스콘'의 직원 상당수가 아직 복귀하지 않았다.
 
폭스콘은 복귀 직원과 새로 채용된 인원들에게 지급해온 특별보너스를 최소 5000위안(약 86만6000원)에서 최대 7000위안(약 121만2000원)까지 인상하며 가능한 빨리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애초 복귀하는 직원들에게 보너스 3000위안(약 52만원)을 지급하다가 이번에 액수를 늘린 것인데, 상황은 그리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선전의 폭스콘 공장. 사진/AP·뉴시스
 
실제로 외신 등에 따르면 애초 이번달 말로 예정됐던 보급형 아이폰9(아이폰SE2) 생산 일정은 다음 달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 정상화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4월을 넘어 6월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가을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2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만 해도 애플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222억달러(약 27조400억원)의 순이익과 9% 늘어난 918억달러(약 111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웃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과 한 분기 만에 처지가 바뀌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6월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매키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연례 '2019 세계 개발자 대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애플의 올해 1분기 매출·순이익은 쪼그라들 것"이라며 "중국에서 대부분 아이폰 생산하는 애플이지만, 중국 춘제 연휴와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부품 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이 부품 재고를 많이 두는 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의 확산이 잠잠해질 때까지는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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