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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날개없는 추락③]고질적 '공급과잉'에 코로나19까지…돌파구는 없나
"해결책은 항공사 M&A·정부 차원 관광 자원 개발"
2020-03-02 06:09:17 2020-03-02 06:09:1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생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임직원 급여마저 주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항공사들은 정부에 긴급 금융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고질적인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이나 정부 차원 관광 산업 육성의 중요성이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적사 상장사 6곳 중 지난해 영업이익을 낸 곳은 업계 1위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도 적자는 면했지만 지난해보다 56.4% 감소한 290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강력한 한 방을 날리기 전부터 이미 항공사들의 수익성 하락이 시작된 셈이다.
 
이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신규 LCC 3곳이 추가로 진입하면서 한정된 파이를 더 잘게 나눠야 하는 처지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단거리는 저비용항공사(LCC)와 나누고 장거리는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중동항공사와 경쟁하면서 이리저리 치이고 있다.
 
이처럼 항공사들의 위기는 날로 고조되고 있지만 전체 여행객 수는 오히려 증가세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국내 공항 이용객 수는 11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용객 수는 1억6000만명으로 전년보다 4.5%가량 늘었다.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여행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닌, 공급과잉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항공권을 저렴하게 판 결과인 셈이다.
 
항공사들 수익성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인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사진/뉴시스
 
결국 항공사 간 중복 노선을 최소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게 우선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이 그 해답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회사 간 중복 노선 정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이 외에 지점들을 합치고 설비도 공유하면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KLM네덜란드항공도 에어프랑스와 합병하며 효율성을 제고한 결과, 첫해 수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국내 여행객은 이미 정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국내로 오는 해외 여행객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관광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서울 외 지방 도시에 대한 외국인 여행 수요가 거의 없다"며 "일본 소도시들이 인기 여행지로 부상한 것은 현지 공무원들이 적극 나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IT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항공권을 더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항공업계 지출에서 유류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수속 절차 무인화 등도 해결 방안으로 언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항공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행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화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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