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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9.3조원 급증 '역대 최대'…작년 부동산 과열 여파
주담대 한달새 7.8조 증가, 2015년 4월 이후 최대
한은 "12·16 규제 영향 3월 이후에 지켜봐야"
2020-03-11 13:31:22 2020-03-11 13:31:2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급증하면서 전월보다 9조3000억원 불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새 8조원 가까이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키웠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지난해 말 폭등한 주택거래에 따른 자금수요에 아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01조3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전월 3조7000억원에 비해 9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4년 역대 이후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2015년 10월 9조원이었다.
 
주택 관련 자금수요가 크게 확대된 데다 기존 비은행 대출의 대환수요도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담대 증가규모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주담대는 전월보다 7조8000억원이 증가해 665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증가폭도 지난 2015년 4월 8조원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거래와 신규 입주물량 증가로 관련 자금수요가 늘었고, 12·16 대책 전 주택매매거래 증가의 영향이 2월에도 계속 주택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동산 대책 이전에 이뤄진 주택매매 계약건들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잔금납부와 대출시행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자료/한국은행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규제 강화 전 대출을 받으려는 선수요도 영향을 줬다. 1월20일 전세대출 신청건부터 9억원 초과 주택보유자에 대한 보증 제한, 대출 후 9억원 초과 또는 다주택 보유시 기존 전세대출 회수 등 강화된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실행 과정에서 기존 비은행 주담대가 은행대출로 꾸준히 전환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12·16 대책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3월 이후의 대출 흐름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들어 주택시장에서 서울과 여타 지역 간의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주택시장 상황이 가계대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돼 전월 8조6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 늘어났다.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2000억원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꾸준히 늘어 전월보다 5조3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은 변동폭을 더욱 키웠다. 국고채(3년) 금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위축 우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와 국내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지난 1월 1.30%, 2월 1.10%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10일 기준 1.08%까지 떨어졌다.
 
2월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새 7조8000억원 급등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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