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결국 헌법소원
입력 : 2020-03-24 10:26:06 수정 : 2020-03-24 10:26:06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깜깜이 수사' 우려를 낳았던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피의자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24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사건관계인에 대한 출석정보 공개를 제한하고 수사과정 촬영도 금지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제28조 2항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위험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준모는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만든 검찰청 포토라인 설치 금지 규정은 사건관계인의 검찰 수사 상황을 언론을 통해 알 수 없게 돼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면서 "침해의 원인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이 법무부 훈령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청구인의 알권리가 제한에는 공권력의 행사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뉴시스

지난해 12월1일부터 개정·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수사 중인 사건의 경우 피의사실과 수사상황 등의 공개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개소환이나 포토라인 설치도 제한된다. 교도소나 구치소 책임자는 피의자나 피고인이 검찰과 법원 등에 출석하다가 의도치 않게 언론에 노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사준모는 "헌법 제21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했다"면서 "헌재는 1989년 9월 '국민의 알권리는 표현의 자유와 표리일체의 관계의 관계에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준모는 형사사건 공개금지의 폐해로 최근 논란이 된 n번방 사건과 국민의 알권리를 언급했다. 사준모는 "최근 논란이 된 n번방 사건과 인신매매, 고위층의 파렴치한 범죄에서도 예외 없이 제3자의 촬영·녹화·중계방송 허용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n번방 사건 피의자들 검찰청 포토라인에서 출석하는 장면 언론을 통해 공개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준모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감시를 강조, "형사사건 공개금지로 인해 검찰에 대한 언론의 통제 및 국민의 감시가 현저히 감소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함에도 수사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수단조차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검찰에 의한 '피의사실 흘리기', '망신주기식 수사' 등 낡은 수사 관행과 여론 재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시작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조국 전 장관이 '조국 일가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일가를 보호하기 위해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신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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