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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누가 내 명의로 이미 투표"…'중복투표' 또 발생
선관위 "담당자 착오, 서명자 못 찾아…사람이 하는 일"
2020-04-24 17:12:01 2020-04-24 17:12:01
[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충남 천안에서 지난 4.15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중복된 사례가 발생했다. 최근 국민청원이 올라왔던 경기도 용인 사례에 이어 두 번째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통화 녹음파일에서 A씨는 선관위 관계자에게 "사전투표도 하지 않고 오늘 투표를 하러 갔더니 내 서명란에 다른 사람이 서명을 했다. 선거인명부 보는 분이 '이미 투표를 했다'고 하더라.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A씨와 통화를 했던 선관위 관계자는 "담당자가 착오를 일으킨 것 같다. 서명한 사람을 찾으라고 했으나, 솔직히 말해서 찾지 못했다"며 "선거인명부 보는 사람들을 전원 교체시켰다"고 사과했다. 이어 "본인확인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사무원들 중에는 일반인들도 있다. 그분들이 잘못한 것 같다. 저희가 명백하게 실수를 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결국 A씨의 명의로 2표가 행사됐다. A씨의 선거인명부에 서명했던 '미상자'의 1표는 무효표 처리가 됐어야 했지만, 당사자를 찾지 못해 개표했다.
 
24일 천안 서북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A씨의 사례처럼 누군가 자신의 명의로 선거인명부 기재란이 아닌 다른 곳에 서명 후 투표를 하고, 이어 다시 투표를 해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 B씨는 "서명용 자를 사용했어도 동명이인이거나, 당사자의 위 칸, 아래 칸, 또는 1장을 넘겨서 서명케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천안지역의 선관위 관계자들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투표용지를 1매만 교부해야 하는데 2매씩 교부하는 경우도 있다", "서명부 확인자가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도 있다",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건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선관위 관계자는 "종종 있었다.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발생건수가 몇 건이나 되는지 등을 대략적으로도 기억하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두 번씩 투표하는 것을 차단할 방법에 대해 “그런 악의적인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선관위는 투표소에 중복투표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나 비디오카메라도 확보해놓지 않았다. 조직적으로 두 번씩 투표를 해도 확인하지 못함을 인정했다.
 
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주민센터 체력단련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투표용지를 출력하고 있다.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뉴시스

 천안=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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