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인터넷은행, '혁신성' 되찾아야
입력 : 2019-05-24 08:00:00 수정 : 2019-05-24 08:00:00
이종용 금융팀장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인을 결정하는 예비인가 심시가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당국은 심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발표할 예정인데, 이달 안으로는 예비인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최대 2개까지 예비인가를 할 계획인 만큼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 모두 예비인가를 받을 수 있다. 아니면 두 곳 중 한 곳만 인가를 받을 수도 있다.
 
문재인정부의 '금융혁신'으로 대표되는 제3인터넷은행의 탄생이 임박한 이때, 인터넷은행 전반에서 혁신이 사라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인터넷은행 특례법 시행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인터넷은행의 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복병을 만나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 인터넷은행 후보 중 한 곳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은 당초 심사의 무게 중심이 '혁신성'과 '서민금융지원'에 맞춰졌다가 대주주와 주주구성 등 안정성 측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평가배점에 따르면 1000점 만점에 사업계획의 혁신성 배점은 350점, 포용성 배점은 150점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에 반해 대주주 및 주주구성 계획은 100점에 불과하다.
 
물론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모든 금융권에 적용되고 인터넷은행 역시 은행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첫 주자 두곳이나 새로운 후보자들이 모두 덜미가 잡힌 상황이라면 인터넷은행 진입요건을 포함한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출범 2년차에 접어든 기존 인터넷은행 역시 혁신성으로부터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국내 인터넷은행 최초로 흑자를 낸 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해외 인터넷은행 사례를 미뤄봤을때 흑자전환까지 약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고객수와 자산 규모에서 예상보다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를 생각해보면 이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 어렵다. 인터넷은행에 반드시 있어야 할 '혁신'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순이익 대부분이 이자수익으로 예대마진을 이용한 시중은행의 수익구조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물론 모바일에 강점을 둔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이를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으로 보긴 어렵다. 
 
정부와 당국, 금융권이 금융혁신에 올인하고 있다. 혁신이란 기존의 관행과 제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혁신이라는 말만 넘쳐나고 있다. 당국은 쓸데없는 규제는 모두 없앤다고 천명했지만, 혁신의 아이콘인 인터넷은행들은 규제의 상위법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인터넷은행의 혁신성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거론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인터넷은행 특성을 반영해 일정 부분 완화하거나 ICT기업으로 제한된 인터넷은행 설립요건을 넓히자는 근본적인 지적이 있다. 소매금융으로 한정된 벽을 허물어 인터넷은행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에 다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렇게 인터넷은행이 지닌 가능성을 기존 은행들의 규제에 맞추기보다 인터넷은행에 맞춘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다시 입법기관인 국회를 찾거나 주도적으로 추가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해야 한다. 아직 인터넷은행이라는 묘목이 뿌리는 내고 있는 시기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이 시행된지 아직 반년이 안됐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이종용 금융팀장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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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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