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듬)소비자원 "'LG건조기', 10만원 배상"...피해 소비자들 "장난하나?"
LG "조정안, 소비자 주장 인정 안한 것" vs 소비자 "민사소송 검토"
입력 : 2019-11-21 17:16:20 수정 : 2019-11-21 18:15:26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앵커]
 
악취·곰팡이 발생으로 논란에 휩싸인 LG건조기 사태가 위자료 10만원 지급으로 조정됐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피해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고, 위자료 액수의 적정성도 문제가 되고 있어 파장이 불가피합니다. 이 뉴스를 취재하고 돌아온 산업부 김광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이번에 한국소비자원이 의류건조기 논란을 낳은 LG전자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주라고 결정했습니다. 어떤 절차를 거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 의류건조기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광고 내용이 실제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 위자료 지급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정위는 LG전자가 광고에서 밝힌 '1회 건조당 1~3회 세척', '건조시마다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등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일정 조건이 충족돼야만 자동세척이 이뤄졌다고 보고, 광고와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간 무상보증을 하겠다고 발표했고 무상 수리에 나서고 있는 점을 들어 전액 환불이 아닌 위자료 지급 결정을 내렸습니다. 또 의류 건조기 잔류 응축수, 녹 발생으로 질병이 발생했다는 소비자 주장은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번 결정은 전체 건조기 소비자들에게 모두 적용되는 건가요. 
 
[기자]
 
네 소비자원은 분쟁조정을 개시하면서 조정을 신청한 소비자뿐만 아니라 건조기 145만대를 사용하고 있는 모든 소비자에 차별 없이 조정 효과가 적용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LG전자가 이번 조정안 수락할 경우 LG전자의 의류건조기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에게도 차별 없이 조정결정의 효과가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조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6년 4월부터 최근까지 의류건조기는 약 145만대가 팔렸습니다. 단순 계산해도 건조기 145만대에 대해 구매자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면 대략 1천450억원이 드는 셈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집단분쟁조정 제도가 시행된 이래 조정이 성립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에서 LG전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소비자들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강제성은 가지고 있나
 
[기자]
 
이번 조정은 말 그대로 “이렇게 하라”는 권고 수준으로 법적 강제성은 없습니다. 따라서 LG전자나 소비자가 소비자원의 이번 위자료 지급 결정을 거절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이러면 소비자들은 소비자원을 상대로 2차 분쟁조정 신청을 하거나 법원을 민사소송을 따로 낼 수 있습니다. 일단 조정위는 14일 이내 소비자와 LG전자에 조정 결정서를 전달할 방침인데요. 양측은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수락 여부를 조정위에 통보해야 합니다.
 
[앵커]
 
위자료 10만원 지급 결정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궁금한데요. 먼저 LG전자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결과가 나오고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부문 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요. 이 관계자는 "아직 조정안이 도착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조정안을 검토해서 의견을 낼 계획이다. 시기적으로 다음 달이 돼야 한다"면서 "조정안 자체가 소비자들이 주장한 인과관계를 인정했다거나 건조기에서 악취가 난다고 인정한 게 아니며 이러한 주장은 여전히 근거가 없다. 다만 소비자 불편 등을 고려해 위자료 결정이 나온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의 소송 여부에 대해 대비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일단 조정안이 와봐야 한다"고만 말했습니다. LG전자는 이전부터 콘덴서 세척 기능 결함은 인정안하고 있습니다. 제품에 문제가 없으나 소비자 편의 차원에서 해주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LG 의류건조기 소비자들로 구성된 'LG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이라는 네이버 밴드가 있습니다. 이 밴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정안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자동세척 기능이 있다고 해서 타사보다 몇십만원 더 비싼 180~200만원을 주고 구매했는데 이제 와서 10만원만 보상한다는 것은 보여주기식 결과"라고 반발했습니다. 또 "밴드에 속한 소비자 대부분이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소비자원을 상대로 2차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할지 민사소송을 제기할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원이 LG전자의 광고가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기는 했지만, 의류 건조기 잔류 응축수, 녹 발생으로 질병이 발생했다는 소비자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은 것을 염두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앵커]
 
의류건조기에서 지금 어떤 게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네 크게 두 가지입니다.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해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자동세척에 활용된 응축수(세척수)가 배출되지 않아 곰팡이 및 악취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지난 7월 LG전자 의류건조기 소비자 247명은 자동세척 기능을 강조한 광고와 달리 이 두 문제를 거론하며 환불을 요구하고 소비자원 조정위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습니다. 반면 이에 대해 LG전자는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잔류 응축수 및 콘덴서 녹이 드럼 내 의류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LG전자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기자]
 
네 이번 논란이 시작된 게 7월입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당시 LG전자 의류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다수 접수됐는데요. 당시 LG전자는 제품 구입 후 10년간 무상 보증 입장을 밝히면서 보증 기간 내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의 경우 서비스 엔지니어가 방문해 제품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장이 났을 때만 고쳐주겠다는 의미여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더 커졌습니다. 빗발치는 소비자들의 신고에 소비자원은 중재에 나섰고 LG전자에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제품 내 잔존수 최소화 방안 △녹 발생으로 인한 제품성능 저하 발생 시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소비자원의 시정권고에 따라 LG전자는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145만대의 부품을 개선된 것으로 무상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네 어제 기준으로 일단 LG전자도 이번 소비자원의 조정안을 아직까지 받지 못한 상태라 일단 14일의 기간 동안 검토에 들어갈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기업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소비자들도 격앙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집단 민사소송이 제기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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