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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900억 실탄 충분치 않나…엔씨소프트, 자사주 매입에도 '울상'
세달간 1900억 매입, 유통물량의 1.6%
자사주 소각 계획은 미정
"기업가치 회복하려면 혁신적인 신작 개발해야"
2021-09-08 15:51:23 2021-09-08 17:14:3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또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 소식은 주가에 호재가 되지만 하방 압력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선 신작 모멘텀이 빨라져야 한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엔씨소프트는 전일 대비 전일 대비 4000원(0.65%) 하락한 6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2주 신저가다.
 
엔씨소프트는 3개월 간 자사주 30만주를 매입하겠다고 전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이란 회사가 직접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상장사가 주가 방어를 위해 널리 쓰는 방법이다. 주가가 낮을 때 회사가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투자자들은 회사에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어 투자심리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주식 유통 물량을 줄인다는 점에서도 주가 상승 효과가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대금이 일간 1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꽤 큰 규모"라며 "적극적으로 주가를 방어하고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단 의지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입할 주식 수가 유통 주식 수와 비교하면 1.6%에 불과한 데다 자사주 소각에 대한 계획이 나오지 않아 주주가치 제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까지 해야 유통 주식 수를 확실히 줄이고 주식 가치를 올릴 수 있다"며 "이후 다시 팔 경우 매물 출회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 수준의 기업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게임 개발 능력을 입증하고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올해 2월 104만원대 고점을 찍은 뒤 40% 이상 빠진 상태다.
 
하반기 기대작이던 블레이드앤소울2의 흥행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데다, 최근 이용자들이 리니지식 수익모델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차기작 리니지W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최근 과금 유도식 리니지식 수익모델을 고발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을 올리고 불매운동을 벌인 바 있다.
 
이에 증권가는 연내 출시될 리니지W를 혁신적으로 개발하는 게 기업가치 도모의 가장 확실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리니지 기반의 수익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혁신적인 신작을 개발해 출시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도모할 확실한 전략"이라며 "후속 신작인 아이온2 및 프로젝트 TL을 시작으로 해당 전략을 반영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동희 연구원은 "블소2가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에 오히려 신작 출시 사이클이 빨라진 점은 긍정적"이라며 "11월 리니지W, 내년 상반기엔 아이온2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실적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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