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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김' 집착하는 사이 '홍준표·유승민' 놓쳤다
경선 패배에도 홍준표 향한 2030 지지 여전…유승민, 정책역량과 중도확장 최적의 카드
2021-11-23 16:21:57 2021-11-23 16:22:1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카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도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윤 후보는 이 두 사람을 통해 중도로의 외연 확장과 함께 본선에서 꺼내들 정책을 다듬을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정작 중요한 홍준표·유승민 두 사람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된다. 경선과정에서 치열하게 붙었던 이들이 선대위에 합류해야 진정한 원팀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데다, 특히 표심 확보에 있어 두 사람이 가진 역량과 상징적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후보 경선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핵심 관계자는 23일 "홍 의원을 향한 2030 환호를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며 "어쨌든 민심에서는 크게 패하지 않았나.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고 했고, 유 전 의원에 대해서도 "그의 정책 역량은 여야 모두 인정하질 않나. 사실 김병준보다 한 수 위"라고 높게 평가했다. 
 
문제는 윤 후보가 선대위 인선에 집중하면서 이들을 달랠 기회를 놓쳤다는 데 있다. 경선 패배의 상처를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다지만, 어떻게든 두 사람에게 진정성을 보이는 제스쳐를 꾸준히 보였어야 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면 악화된 관계가 그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염려도 흘러나온다. 홍 의원이 계속해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대위 합류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으며 종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지만, "윤 후보가 비공개(공개는 또 쇼로 생각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로 홍 의원 집까지 찾아가 도와달라 읍소하는 성의는 보여야 한다"는 얘기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홍 의원에 대한 청년세대의 관심과 지지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4일 첫 선을 보인 ‘청년의꿈’ 페이지가 사흘 만에 1000만 페이지뷰를 돌파할 정도. 홍 의원조차 경선이 자신의 패배로 끝났음에도 이 같은 폭발적 반응이 이어지자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홍 의원은 윤 후보의 전화를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받아본들 할 말이 없기 때문"이라며 불쾌한 심정을 그대로 내비쳤다. 
 
유 전 의원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분간은 선거 때 도와주셨던 분들을 찾아가서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바쁘다"며 "선대위와 관련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를 계속해서 해야 할지 등 근원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선대위 합류가 가당키나 한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선대위 합류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두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십고초려라도 해야 한다. 설령 성사가 안 되더라도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끝내 거절당하더라도 그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경선 예비주자들과 오찬 회동을 하며 정권교체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당초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함께 할 계획이었지만 홍준표·유승민 등 본선 경선에 오른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명단에서 빠졌다. 원 전 지사 측은 "윤 후보 측으로부터 본선 후보들만 따로 오찬 모임을 진행하겠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홍준표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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