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1일 이내 받아야했던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가 1일부터 해제됐다. 여기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 일본도 11일부터는 개인도 비자 없이 갈 수 있게 됐다.
대형항공사(FSC) 저비용항공사(LCC) 숙원이 모두 해지됐지만 항공업계의 정상화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감사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유럽·호주·미주 노선 편수는 2019년 기준 주 183회이지만, 합병 후 69회를 다른 항공사에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 규제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려면 노선 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파리 노선을 주 12회 운항해 점유율이 60%에 이르지만 50%로 낮추려면 주 3회 운항을 포기해야 한다. 프랑크푸르트, 로마, 런던, 바르셀로나 노선은 각각 주 4회, 3회, 4회, 4회 운항을 포기해야 한다.
미주 노선 역시 주 44회의 항공편을 대체 항공사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인천~뉴욕에서 주 11회, 시애틀 2회, 로스앤젤레스(LA) 14회, 샌프란시스코 7회, 호놀룰루 노선은 10회를 내줘야 한다.
시드니와 LA 노선은 국내 항공사인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프레미아가 취항 예정이어서 국적 항공사의 운항이 일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노선은 외항사에 고스란히 넘겨줘야 한다. 인천~런던 노선에는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의 운항을 추진 중이고, 에어프레미아가 뜨지 않는 시간의 LA 노선은 베트남 항공사가 운항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신규진입을 희망하는 항공사가 슬롯을 얻지못할 경우 통합항공사가 슬롯을 제공하는 것일뿐"이라며 "해당 노선의 운항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미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2월 양사의 조건부 승인을 내줬을 때 독점 노선을 외항사나 신규 항공사에게 재배분하는 조건을 달았다.
공정위는 뉴욕 등 국제선 26개 독점이 우려되는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을 의무적으로 공항 당국에 반납토록 했다. 반납해야 하는 슬롯 국제노선은 뉴욕·LA·시애틀·호놀룰루·샌프란시스코·바르셀로나·프놈펜·팔라우·푸켓·괌 등이다
반납해야 하는 운수권 노선은 서울~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이스탄불, 장자에, 시안, 선전, 자카릍, 시드니 그리고 부산~베이징 등 노선이다. 운수권은 항공기로 여객과 화물을 탑재하고 하역할 수 있는 권리로, 양국 정부간의 협정에 의해 성립하고 이후 각 국 정부가 분배한다. 슬롯은 항공사별로 배분된 공항의 이·착륙 시간, 항공사가 특정 공항에 특정한 날짜와 시각에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독점 노선 점유율을 낮추는 게 관건이다. 때문에 운수권을 뱉어내거나 운항 편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인력 운용 대책은 요원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결합 심사 발표 당시 인력 운용 대책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할 단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장경쟁 제한성 완화를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것이 당장 국내외 노선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인력은 각국 규제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이후 재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운항승무원(기장·부기장)이 가입한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홈페이지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시 독점률을 낮추기 위해 노선을 많이 줄일 거라고 하는데 그 말은 우리의 일자리 또한 위협 당하고 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20년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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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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