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의 그늘)②(단독)한수원 직원도 비극…'관리'는 없었다
체르나보다 사업서 3개월 새 두 명 '사망'…한전기술 팀장·귀국한 한수원 직원
한수원, 한전기술 팀장 사고 관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해당 사항이 없다"
'on time, on budget'만 앞세워…'해외 인력 관리' 장치 소홀 지적 관한 불가피해
2026-10-12 06:00:00 ㅣ 2026-10-12 0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유근윤 기자]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자력발전소 사업과 관련해 석 달 새 두 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6월 현지에서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 팀장이 사망한 데 이어, 9월엔 루마니아 파견 후 국내로 복귀한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on time, on budget'(정해진 시간과 예산 준수)만 앞세운 채 직원의 업무 부담이나 괴롭힘 같은 문제를 관리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합니다.
 
지난 7일 권향엽 민주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실이 한수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6월에 발생한 한전기술 팀장 사망 사고에 관한 자료 요구에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요구 항목은 △재발 방지 태스크포스(TF) 구성 △회의록 △유족 장례 지원 △추가 보상 지원책 △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 △사고 보고서 △경위 파악 내부 보고 자료 △현지 인력 관리 규정 등에 대해 한수원은 전부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겁니다.
 
한수원은 2023년 6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와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개선사업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맺었습니다. 2600억원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한전기술은 한수원과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용역을 체결했습니다. 이를테면 한수원은 원청, 한전기술은 하청인 겁니다. 원청이 총괄하는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숨졌는데도 한수원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한 셈입니다. 
 
한수원은 <뉴스토마토>가 취재를 시작하고 나서야 해외 사업 인력 관리 체계와 관련해 △파견 전 전문의 진료 △정착 매뉴얼 배부 △'찾아가는 심·신케어 프로그램'(한수원 및 협력사 직원 포함) △파견 후 매년 사내 의료진의 현지 방문 상담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근무 중에도 국내 귀국 치료가 가능하고, 본인이 희망하면 언제든 복귀를 지원한다고도 했습니다.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사망 사고는 또 있었습니다. 지난 9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로 파견됐다가 국내로 복귀한 한수원 직원 역시 숨진 겁니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 직원은 2024년 3월부터 11월까지 약 9개월 동안 체르나보다에서 일했습니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 직원은 루마니아에서 의료기관 통해 진단을 받은 뒤 국내 복귀를 희망했고, 해외 파견 전 근무지였던 월성 원전본부에 배치된 후 사망했습니다. 물론 그의 사망은 국내 복귀 후 약 1년 10개월이 지난 시점이어서 해외 원전 사업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선 고인이 체르나보다 현지에서 일할 당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들이 다수 확인됩니다. 블라인드 게시글과 댓글 등에 따르면 직원들은 "루마니아 문제가 심각하다", "감사 착수가 필요한 상황 아니냐"며 현지의 파행적 상황을 성토했습니다.
 
특히 "중수로 건설·정비 경험이 전무한 간부들", "보여주기식 업무 집착"을 꼬집었고, "소장의 자의적인 업무 분장 무시"와 "과장·차장 간 짬짜미로 인한 타 부서 실무자 일 떠넘기기" 등 불공정한 현장 분위기도 논란이었습니다. "해외 사업이 흔들려도 책임을 지지 않는 인사처와 감사실의 눈감아 주기", "실적과 승진만 챙기고 도망가는 구조" 등 조직 내부에 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사망에 대한 구체적인 사정은) 고인 및 유족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민감한 사항으로, 회사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국회의 질의엔 회사, 고용노동부 등으로 해당 직원에 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된 바 없어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라고 답했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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