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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7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새벽 배송이 일상이 되면서 택배 노동자의 야간 노동 시간도 늘었다. 2020~2021년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잇따르며 두 차례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야간노동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야간노동에 따른 건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과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야간작업 시간과 연속 근무일 수, 작업 종료 후 휴식 시간에 관한 기준과 야간 배송 할증 등 택배업 특성을 반영한 보호장치가 담겼다.
<IB토마토>는 박 의원을 만나 법안 발의 배경과 택배 노동자의 건강권·소득 문제, 주 52시간제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29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IB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박홍배 의원실)
다음은 서효문 산업2부장이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택배노동자 과로 문제는 오래된 과제다. 이번에 법제화에 나선 이유는.
△새벽배송이 확대되면서 365일 주 5~6일씩 고정적으로 야간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생겨났다. 이런 노동이 지속 가능한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20~2021년 1·2차 사회적 합의 때는 쿠팡이 참여하지 않았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정감사 때마다 쿠팡 야간노동자 문제를 제기해온 이유다. 지난해부터 다시 사회적 대화를 진행했지만 올 3월께 3차 특별 사회적 대화 중간 합의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쿠팡 측이 직전 회의에서 이행하겠다던 사안들을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기준까지 개별 기업의 선택이나 노사 협상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법안은 사회적 대화를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대화에서 확인된 공감대를 제도화하고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법안 발의 이후 8월 말 기존 사회적 대화 주체들이 간담회를 열었고 이달 중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택배노동자에게 노동시간은 소득과 직결된다. 노동시간 제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다. 취지가 좋아도 소득이 크게 줄면 당사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서 '건강이냐 소득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서는 안 된다. 건강을 포기해야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산업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일반 근로자는 야간근로에 할증임금을 받지만 택배노동자 대부분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닌 특수고용 노동자여서 주간과 야간 배송 단가에 차이가 없다. 야간 물량 일부를 주간으로 옮기고 불가피한 야간 물량에 적정한 할증을 적용하면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소득을 유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법안의 연속 야간노동 일수, 주당 총 노동시간 등은 고용노동부가 의뢰한 산업의학 연구 결과와 국제노동기준에 맞춰 설정했다. 다만 절대 바꿀 수 없는 숫자는 아니다. 심사 과정에서 쿠팡 파트너스 연합회 등 대리점주 단체와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야 한다.
-택배 노조가 주장하는 '소득 감소 없는 주 5일 근무'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나.
△노동시간을 줄이는 과정에서 생계가 위협받으면 제도가 지속되기 어려운 만큼 중요한 방향이다. 단순히 주 6일을 주 5일로 줄이는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배송 물량과 수수료 체계, 분류·집화 등 부가 업무, 소비자의 배송 시간 선택 등 산업 구조 전체를 들여다봐야 한다. 양대 노총 택배 노조도 2단계 사회적 대화의 핵심 의제로 이를 제안한 만큼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노동자에게는 지속 가능한 노동환경을, 기업에는 예측할 수 있는 제도와 전환 기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제는 '얼마나 빨리 배송할 것인가'뿐 아니라 '배송하는 사람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할 때다.
-택배·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산재 보호는 충분한가.
△2023년 7월 전속성 요건이 폐지되면서 여러 플랫폼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산재보험 보호를 받게 됐다. 다만 적용 대상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플랫폼 노동은 알고리즘이 업무량과 배차를 결정하고 건당 수수료 구조 탓에 더 많이, 더 빨리 일하도록 유도된다. 플랫폼 기업이 업무량과 작업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에 상응하는 안전보건 책임도 져야 한다. 휴식과 안전교육, 건강검진,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 등도 플랫폼 노동 특성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 건강이 악화된 뒤 산재 여부를 다투기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29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박홍배 의원실)
-특고·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은 어떻게 보완해야 하나.
△근로자라는 전통적 범주에 속하지 않는 노동자의 권리를 규율하는 법 자체가 없다. 정부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용직 건설노동자는 건설근로자공제회를 통해 임금 일부를 적립해 노후자금으로 쓰는데 이런 방식을 플랫폼·특고 노동자에게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쿠팡 택배도 직고용 노동자와 특고 노동자의 실제 노동 형태에 차이가 없다. 국민연금 등도 사용자가 일정 부분 부담하는 방향으로 포섭해야 한다. 다만 프리랜서와 계약하는 사용자 상당수가 영세 소상공인인 만큼 이들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일부 업종에서는 주 52시간제가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건강과 휴식권을 보장하자는 원칙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반도체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무제 활용 실태와 연구개발(R&D) 인력 근무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다. 그 결과 일부를 시행령에 위임하는 수준으로 정리됐다. 1년 만에 굳이 재론할 필요는 없다. 현행 제도에도 이미 다양한 유연근로제도가 있다. 필요한 것은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산업 특성에 맞게 유연근로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이번 법안처럼 총 근로시간뿐 아니라 '언제, 얼마나 연속해서 일하고,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있느냐'까지 함께 봐야 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입법부의 역할은 야간노동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한 야간노동은 하되 그것이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떨어짐·끼임 같은 후진적 사고가 반복되며 유럽 주요국보다 산재 사망률이 3배가량 높았지만 우리 사회가 이제 품격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사회적 대화와 법안 심사 과정에서 노동자의 건강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면서 소득 감소를 최소화할 합리적인 기준을 찾아 나가겠다. 노동시간의 총량과 산업현장의 유연성을 고려하되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기준은 분명하게 지켜나가는 데 힘쓰겠다.
대담=서효문 산업2부장 shm@etomato.com
정리=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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