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공포에 증시가 초토화됐습니다. 9·11 테러를 능가하는 역대급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중동 발 악재에 반사 수혜가 기대됐던 방산주마저 하락했습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698.37포인트(12.06%) 하락한 5093.54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날 지수는 199.32포인트(3.44%) 하락한 5592.59에 장을 시작해 한때 5095.45까지 밀리면서 5000선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97억원, 2312억원 매수했으나 기관이 5888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이날 하락 폭은 한국거래소가 지수 낙폭을 집계한 이후 포인트 및 하락률 면에서 최대 기록입니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 912개가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은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전일보다 159.26포인트(14.00%) 떨어진 978.44에 마감했습니다. 개인은 1조2027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1715억원, 251억원 순매수했습니다. 무려 1710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상승 종목은 30개에 그쳤습니다. 장 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됐습니다.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하는 상황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돼, 20분만 매매를 정지하는 조치입니다. 이날 역대 4번째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공급 차질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경기 및 기업 실적 악화,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에 악화 가능성 우려까지 단기 투자심리에 반영됐다"면서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 일본, 대만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높은 하락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전쟁 양상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으나, 펀더멘털과 이익을 고려했을 때 현재와 같은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제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심리 및 수급 요인에 따라 단기간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반도체의 이익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한 상황으로, 이를 감안할 때 증시의 추가적인 조정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1466.1원)보다 10.1원 오른 1476.2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한편 금융위원회 등은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중동 상황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과 시장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5791.91)보다 698.37포인트(12.06%) 하락한 5093.54에 마감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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