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미혼남녀 만남을 지원하는 배정된 예산 3000만원을 삭감했던 구의원이 있습니다. 대신 그는 그 돈을 아껴 돌봄과 1인 가구 정책에 사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마포구 '바'선거구(서교동·망원1동) 재선에 도전하는 차해영 민주당 마포구의원입니다. 그가 이번 선거에 내건 핵심 공약 역시 ‘혼자여도 안전한 도시’입니다.
지난 5월28일 서울 마포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차 구의원은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마포를 떠나는 게 아니라,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지역의 안전망 안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마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포구민 절반은 1인 가구…"생애주기 맞는 지원 필요"
2022년 마포구의회에 입성한 이후, 차 구의원의 정치 여정엔 늘 1인 가구가 있었습니다. 그 역시 스무 살 무렵부터 독립해 줄곧 혼자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마포구는 서울에서 다섯 번째로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곳입니다. 마포구청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마포구의 1인 가구는 8만7786세대로 전체 가구의 48.7%를 차지합니다. 특히 청년 1인 가구는 4만6730세대에 달합니다. 차 구의원은 "2030 청년 1인 가구도 많지만 노년층 1인 가구도 많다"며 "생애주기에 맞는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초선 의정활동 내내 1인 가구 정책을 확장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지난해엔 1인 가구의 특성에 맞는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마포구 1인 가구 지원조례' 개정을 이끌어냈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필요한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청년 반상회와 유학생 모임도 활발히 운영했습니다. 만두를 함께 빚으며 삶의 고민을 나누는 '외로울 만두하지' 프로젝트가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차 구의원은 "지금까지는 관계를 만드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돌봄과 연결해야 할 시점이다. 혼자 살아도 돌봄이 가까이에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1인 가구 이렇게 많지만, 이를 반영 못하는 돌봄제도"
차 구의원이 돌봄을 정치의 핵심 의제로 삼게 된 데엔 개인적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해 급성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며 현행 돌봄제도의 한계를 절실히 체감한 겁니다. 그는 "아버지도 외동이고 저도 외동이었다"며 "아버지 돌봄을 사실상 혼자 감당해야 했는데, 정신과 입원을 하려면 가족 두 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법적 가족이 사실상 저밖에 없는 상황에서 돌봄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여러 번 실감했다"며 "1인 가구가 이렇게 많은데도, 돌봄제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돌봄 지원 제도가 만들었지만, 그 제도가 내 삶을 제대로 지원하고 있다고 체감하진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자연스럽게 통합돌봄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3월부터 사는 지역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 등 복합적 지원을 받는 통합돌봄법이 시행됐습니다.
차 구의원은 "중요한 건 주민들이 자신이 살던 지역을 떠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법을 실제 삶에 연결하는 것은 결국 기초지자체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기초지자체 차원의 돌봄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남은 과제가 많다는 말입니다.
실제 그는 9대 마포구의원으로 활동하며 구청에 통합돌봄 전담 조직이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했습니다. 토론회와 간담회를 열며 전담 조직 신설을 요구한 결과 올해 1월 마포구청에 돌봄통합팀이 만들어지는 결실을 거뒀습니다.
차해영 민주당 마포구 '바'선거구 구의원 후보가 구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차해영 후보)
"소개팅보다 돌봄"…청년이 필요한 건 안전한 삶
그는 주민들의 예산이 허투루 쓰이는 것을 참지 않았습니다. 차 구의원은 마포구가 추진하려던 3000만원 규모의 미혼남녀 만남 지원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끌어냈습니다. 그는 "주거도 불안하고 일자리도 불안한데 소개팅부터 시켜주는 게 맞는가 싶었다"라면서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좋은 사람을 못 만나서가 아니라 삶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예산 삭감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안전한 관계'라는 점입니다. 차 구의원은 "교제폭력이나 스토킹에 대한 걱정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소개팅 행사에 돈을 쓸 것이 아니라 안전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드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 했습니다. 이후 그는 범죄피해자 지원 조례와 스토킹 방지 관련 조례 개정에도 참여했습니다.
"모두가 존중을 받는 도시, 마포 만들겠다"
차 구의원에게는 '한국 최초 성소수자 기초의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차 구의원은 "정체성보다 일 잘하는 구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지난 4년 동안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차 구의원은 자신의 성적 소수자 경험이 정치적 감수성을 넓히는 데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했습니다. 다만 적어도 선거에서만큼은 성적 정체성보다는 그간 쌓은 성과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실제 그는 장애인정책활동상, 양성평등정책대상, 풀뿌리 우수의정상 등을 수상하며 의정활동 성과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저는 지금까지 제대로 호명되지 못했던 주민들을 정치 안으로 불러들이고 싶다. 모두가 존중받는 마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차해영 민주당 서울 마포구의원 후보 약력
△1986년생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재학 중 △현 마포구의회 민주당 대표의원 △현 김대중재단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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