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6·3 국회의원 재선거가 펼쳐지는 경기 평택을에서 범진보 후보들의 싸움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선두를 다투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각종 의혹과 진보 진영의 정통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논쟁을 넘어 비방으로 얼룩진 공세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두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면서 누가 당선돼도 '상흔'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김용남 민주당 후보(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사진=뉴시스)
수위 높아진 네거티브…민주·혁신당 싸움으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1일 각각 김 후보와 조 후보의 선거전 지원에 나섰습니다. 민주당 김 후보 지원 의원단은 이날 오전 평택 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이재명정부의 국정 동력을 뒷받침하고 평택의 새로운 도약을 앞당길 중요한 선거"라며 "중앙정부와 국회, 경기도와 평택을 연결해 지역 현안을 풀어낼 사람이 바로 김 후보"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오전 김선민·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조 후보의 평택 안중시장삼거리 유세차에 올랐습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의 '차명 대부업' 의혹을 언급하는 등 공세를 펼쳤고, 신 의원은 보수 정당에서 활동했던 김 후보를 저격하고 나섰습니다.
신 의원은 "조국혁신당을 '집권 야당'이라고 부른다. 우리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집권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민주진보 진영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났던 사람들이 (모두의 대통령인) 이재명을 호주머니 부적처럼 말하고 다니는 것을 '명팔이'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선거 초반부터 조 후보 측은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 후보의 과거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김 후보는 지난달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제로'를 표방하고 나온 분이 민주당 후보만 공격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며 "최근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나온 분보다 더 흠이 많겠나"라고 응수했습니다.
김 후보에 대한 여러 의혹이 터지면서 네거티브는 거세졌습니다. 특히 김 후보가 본인 소유의 농업회사법인을 통해 대부업체를 차명 운영하면서 배당받았다는 의혹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조 후보는 지난달 24일 평택 정토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개혁 진영의 맏형이자 집권당인 민주당이 책임 있는 선택으로 '결자해지'하는 게 평택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언급했습니다.
조국혁신당에서 김 후보에 대한 윤리감찰 실시를 촉구하자 민주당은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왜 다른 정당에 이래라저래라 하는가"라며 "조 후보뿐만 아니라 조국혁신당 관계자들은 입만 열면 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라고 받아쳤습니다.
두 후보의 치열한 경쟁이 양당의 갈등으로 번진 꼴입니다. 이는 진보 진영의 정통성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조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본부장단회의에서 김 후보를 '진짜 민주당 후보'라 칭하며 "가짜 민주당 후보가 진짜인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한다. 가짜 민주당을 찍으면 국민의힘이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조 후보를 겨냥한 겁니다.
이에 박병언 조 후보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평택을에 가짜 민주당 후보, 세월호 망언으로 유족들로부터 '후보직을 내려놔라'고 지탄받은 후보가 있다"며 "가짜 민주당 후보를 찍지 말고, 진짜 범민주 진영 후보인 조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응수했습니다.
단일화 없이 본투표…'갈등 봉합' 숙제
두 후보는 줄곧 여론조사 선두를 달렸던 만큼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논의는커녕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 네거티브 전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형국인데요. 조 후보는 이날 오전 평택 안중시장 유세 후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개혁 진영이나 수구보수 진영이나 단일화는 이미 종료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양당 간 갈등에 대해선 "선거에서 치열한 경쟁과 논쟁은 자연스럽다"며 "선거 이후 같이 연대할 것이라고 본다. 소소한 정치가 아닌 큰 정치를 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누가 승리해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두 후보 중 어느 누구의 승리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실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실시된 여러 조사에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습니다. 지난달 28일 공표된 <JTBC·메타보이스> 조사(5월25~27일·경기 평택을 거주 성인 남녀 500명 대상·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무선 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와 조 후보의 지지율은 26%로 동률을 보였습니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5월28일 공표·5월26~27일·경기 평택을 거주 성인 남녀 500명 대상·신뢰수준 95%에 ±4.4%포인트·무선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조 후보(29%)가 김 후보(2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지역에서 공방을 지속했던 두 후보는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일제히 희생자를 향한 애도 입장을 밝히고 유세를 중단했습니다. 김 후보 캠프는 "김 후보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는 뜻에서 예정된 유세 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개별 선거운동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후보도 "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 유세 대신 차분하게 유권자들을 직접 찾아뵙겠다"며 이날 일정 일부 취소했습니다.
평택=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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