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협 결렬에 원청 교섭 의무까지…현대차 노사관계 ‘시험대’
울산지노위, 교섭 시정 신청 수용
노조, 중노위 쟁의행위 조정 신청
2026-06-16 11:40:35 2026-06-16 16:04:1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대리점 소속 자동차 판매원을 비롯한 하청 노동자와의 직접 교섭 의무까지 열리면서 노사관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미국 관세 부담과 공급망 변수 속에 노사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현대차(005380)의 경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금속노조 1만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모든 노동자의 고용보장, 초기업·원청교섭 쟁취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울산지노위)는 전날 현대차 하청 노조 10곳이 공동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 시정 신청 심판 사건에서 ‘인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현대차가 하청 노조의 ‘진짜 사장’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이후 현대차를 상대로 내려진 첫 원청 사용자성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울산지노위는 10개 노조 중 어떤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고, 노조들의 어떤 교섭 의제가 인정됐는지 등은 이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노동위 심판 사건은 판정 당일 노사 양측에 결과만 우선 통지하기 때문입니다. 울산지노위의 사용자성 판단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결정서를 송달받은 이후 종합적으로 검토해 법적 절차와 규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사 간 긴장은 임단협 협상에서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사용자성 판단이 나온 당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하면서 파업 수순에 돌입했습니다. 중노위 조정 신청은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로, 중노위가 10~20일가량 조정 기간을 거친 후 노사가 입장 차이를 줄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전체 조합원의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 합법적인 파업을 벌일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대응한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완전 월급제 시행,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65세 정년 연장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습니다.
 
임협과 사용자성 판단이라는 두 개의 노사 현안이 동시에 불거진 현대차는 대외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15% 관세 부담 속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발생한 현대모비스(012330) 인도 첸나이 공장 화재 여파로 일부 부품 수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노사 현안 대응 체계 정비에 나선 상태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노무 컨트롤타워를 사장급으로 격상하고 이 자리에 최준영 기아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사장을 앉혔습니다. 하반기 임단협과 원청 사용자성 확대 이슈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사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가능성과 하청 노조 교섭 문제가 동시에 부상한 만큼 현대차 입장에서는 노사 관리 부담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더욱이 미국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도 적지 않아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과 수출 대응 측면에서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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