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태식 AIA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 '작성계약' 알고도 묵인
2026-08-19 06:00:00 2026-08-19 06:00:00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공태식 AIA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가 임기 동안 외형성장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일부 영업 조직의 불법 작성계약과 경유계약 정황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영업 조직 내 일탈 행위가 반복되면서 결국 수억 원대 환수금과 설계사들의 금전적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IA프리미어파트너스는 외국계 대형 생명보험사 AIA생명이 100% 지분을 투자해 2023년 8월 국내 출범한 자회사형 GA입니다. 소속 설계사 1680명, 전국 70여개 지점(본부·지점 합산)을 보유하고 연간 매출액 1164억원을 거두는 대형사입니다. 출범 초기 굿리치 출신 대표의 인맥을 활용해 300여명의 설계사를 동반 영입해 전례 없는 속도로 조직 규모를 키워나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화가' 알고도 시상·승진 논란
 
1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설계사 A씨는 작성계약을 일삼으로 보험계약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입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매년 9000만원 안팎의 보험계약을 달성하며 2024년 전체 설계사(MP) 1위로 챔피온 시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7월 기준 4억여원 환수금이 발생했습니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로에 따르면 공태식 대표는 A씨에 대해 "문제 있는 애"라며 "화가 중에 진짜 홍익대 나온 화가"라고 말했습니다. 공 대표의 이 발언은 작성계약 의혹 당사자인 A씨와 상급 관리자 B본부장에 대해 문제를 삼은 C사업단장과 올해 4월 진행한 면담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보험업계에서 '화가'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예술인을 뜻하는 일반적인 의미와 달리, 작성계약·경유계약 등 문제성 계약을 통해 실적을 부풀려 모집수수료나 성과수당을 챙기는 보험설계사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통합니다. '화가' 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공 대표는 이미 A씨의 작성계약 의혹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A씨와 관련해 과도한 작성계약이 이뤄진 시점은 2024년부터 2025년경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공 대표가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설립 초창기에 영입한 B본부장 밑으로 배치된 설계사로, 정식 영업을 개시한 이후 2년여간 총 1억7900여만원의 월납보험료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때 실적을 높게 평가받아 2024년 4월 챔피온(수상)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7월 공 대표에 의해 지점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지점장이 된 이후에는 산하 설계사들을 두면서 자신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성과수당뿐 아니라 산하 설계사들의 실적에 따른 오버라이딩 수당까지 챙겼습니다. A씨가 이끈 D영업지점은 2025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누적 2억여원의 월납보험료를 기록했습니다. 내부에서는 A씨가 성과수당과 오버라이딩 수당까지 최근 2년간 총 33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거뒀다고 추산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 사이에서 화가라고 하면 계약을 그린다(설계한다)는 의미로 다들 알아들을 정도"라며 "이런 설계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실적이 뛰어나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 대표와 설계사 A씨가 전체 설계사(MP) 챔피온으로 시상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IA프리미어파트너스 SNS)
 
챔피온 수상 2명, 환수 나란히 1·2위
 
그런데 지난 2분기부터 A씨와 D지점의 부실계약 실적이 급증하면서 그간 고성과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보험계약 유지율이 떨어지고 계약 해지가 잇따르면서 A씨 앞으로만 지난달 기준 4억여원이 넘는 환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뿐만 아니라 2025년 챔피온 수상자에게서도 2억여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환수금이 발생했습니다. 공 대표 체제로 출범한 AIA프리미어파트너스가 배출한 챔피온 수상자들이 올해 나란히 전사 기준 환수 규모 1·2위를 기록한 셈입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영업 현장에서 특정 설계사에게 단기간에 수억 원대의 대규모 환수가 발생하는 것은 통상적인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고액의 환수가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면 단순한 고객 변심이나 정상 해지인지, 아니면 계약 체결 당시부터 실제 납입 능력이나 가입 의사가 충분하지 않았던 계약이 다수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사업단장과의 면담에서 공 대표는 A씨를 보호하고 있던 B본부장에 대해 'A씨 말에 속아 보호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 대표는 "A씨가 말발이 엄청 세거든, (B씨가) 거기에 속아 계속 보호한다"며 "직접 조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와 관련 공 대표는 A씨와 D지점에서 수억 원대의 대규모 환수가 발생할 것을 미리 예견해 지난 2~3월께 AIA그룹 글로벌 본사와 네이슨 촹 마이클 AIA생명 대표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그런데도 최근까지 A씨와 D지점에 대한 전수감사나 개인 면담을 통한 경고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A씨를 직속으로 관리하던 B본부장은 공 대표 직속으로 관리되는 '직할본부'로 이동했습니다. A씨의 상급 관리자로서 관리 책임이 있음에도 제재에서 비켜갈 수 있는 조직으로 이동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감사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적 압박하며 '경유계약' 지시 정황도
 
공 대표가 본인이 몸담았던 굿리치 소속의 설계사들을 대거 영입해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이끌기 시작한 초기, 일부 영업 조직에서는 설계사 명의를 빌려 계약을 체결하는 경유계약을 종용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조직 관리자들이 신규 설계사들을 상대로 경유계약을 지시하는 일탈 행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E영업본부 소속으로 보험업계에 첫발을 들인 사회초년생 설계사 F씨는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출범 초기에 활동하다 한 달가량 계약 실적이 없자 G본부장으로부터 지인 계약을 실행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보험업권에 발을 들인지 몇 달 되지 않았던 F씨는 이를 업계 관행으로 이해하고 자신에게 부여된 영업코드를 넘겨 경유계약을 다수 진행하게 됐습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자료와 취재를 종합하면 F씨는 G본부장의 실적 압박과 지시에 따라 2023년 7월27일부터 2024년 2월7일까지 G본부장 지인들을 보험계약자로 둔 문제 계약을 총 10건 체결했습니다. F설계사의 영업코드를 사용해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계약에서 발생한 모집수수료를 F씨가 건네받아 실제 계약을 진행한 G본부장에게 전달하고, 이를 해당 계약의 보험료 납부에 사용했다는 것이 F씨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후 보험료·수당 먹튀와 해약환급금 미회수 등 금전 문제가 확산됐습니다. F씨가 피해 고객들로부터 들은 증언에 따르면 G본부장은 지인들에게 보험 실적을 올리기 위해 본인이 보험료를 대신 납부하겠다며 계약을 진행했고, 일부 고객은 계약을 해지한 뒤 받은 해약환급금을 G본부장에게 다시 송금했다고 진술했습니다.
 
G본부장은 F씨에게 받은 모집수수료와 성과수당을 챙긴 것은 물론, 일부 고객으로부터 해약환급금까지 받아간 뒤 잠적했다는 것이 F씨의 주장입니다. 같은 E본부에서 F씨와 유사한 경유계약 종용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설계사는 F씨 외에도 2명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모회사 AIA생명 측은 관련 질의에 "내부 제도에 의해 AIA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계약의 모집 및 유지에 대해 본부장을 포함한 모집인의 수수료 지급 및 환수를 처리하고 있다"며 "작성계약 또는 경유계약과 같은 모집 질서 위반 사실 적발 시, 당사 규정에 의거해서 그에 알맞은 제재를 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만 내놨습니다. 
 
AIA생명 사옥(왼쪽)과 공태식 AIA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 사진은 공 대표가 2024년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각 사)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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