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모두의 창업' 플랫폼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자들의 아이디어를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습니다. 영업비밀 원본 증명을 통해 분쟁에 대비하고 기술임치를 통해 추정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구제 방안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노 차관은 아이디어 보호 절차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노 차관은 "모두의 창업 1기에 선정된 5000명이 느낄 아이디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덜어드리기 위해 현행 제도상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기부는 아이디어 보호를 위해 △영업비밀 원본증명 △1년간 무상 기술임치 △전문 컨설팅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은 전자문서를 원본증명기관에 등록해 해당 영업비밀의 존재와 보유자·보유 시점을 사후에 입증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중기부 지식재산정책과와 협업해 선정자 전원에게 비용 없이 제공합니다. 유출된 아이디어가 모두의 창업 2기 심사에서 변형·재활용되더라도 사전 등록 시점과 내용을 근거로 선별이 가능하다는 것이 중기부의 설명입니다.
사업자 등록을 한 모두의 창업 선정자의 경우 향후 1년간 무상 기술임치를 지원합니다. 기술임치는 기업의 핵심 기술 자료를 임치기관에 보관하고 이를 근거로 해당 기업의 기술개발 사실을 입장하는 제도입니다. 법률 상담 지원도 체계화합니다. 스타트업 원스톱 지원센터 소속 200여 명의 지식재산·특허 전문 변호사들이 선정자들과 1대1 밀착 상담에 나섭니다. 오는 7월 중에는 전문 변호사들이 17개 시·도를 직접 방문하는 '아이디어 보호 매칭데이'를 엽니다. 추가적인 아이디어 보호 조치가 필요한 경우 온라인 창구를 통한 후속 상담을 지원합니다.
태스크포스(TF) 운영 체계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면 개편됩니다. 기존 창업국 단위였던 TF가 차관 직속 총 28명 규모로 격상됩니다. 총괄팀·동향모니터링팀·사이버안보팀·아이디어보호팀·지역관리팀·인공지능(AI)솔루션관리팀 등 6개 팀으로 구성됐습니다. TF는 지난 21일 킥오프 회의에 이날 오전 2차 정례회의를 가졌습니다.
현재 정보 유출 관련 조사는 국가사이버안보센터와 함께 진행 중입니다. 중기부는 이날 오후 경찰청 수사 의뢰도 진행했습니다. 유출 정보를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AI솔루션 업체는 모두의 창업 사업 참여 대상에서 배제됐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공개된 정보만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중기부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법률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날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보안 사각지대의 심각성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5월 이미 한 줄 아이디어와 팀원 정보가 노출됐다는 제보가 있었고, 당시 플랫폼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차단 조치를 취했지만 이 사실을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에는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클로드 코드 등 AI 도구를 활용해 보안이 허술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중기부는 "개발사 측 조사 결과 클로드를 통한 코드 작성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합격자 프로필 추가 공개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핑인터페이스(API) 호출에 취약한 부분이 노출됐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중기부는 외부 보안 전문기관을 통한 진단과 개선 대책 마련을 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솔루션 업체의 가격 변동 논란도 이날 도마에 올랐습니다. 수요자 신청 기간 중 일부 업체가 솔루션 가격을 임의로 변경했다는 민원이 접수된 것입니다. 노 차관은 "당초 기존 가격을 조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설계했으며 가격 변동 업체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비위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많이 선택된 솔루션을 상위에 노출해 도전자들의 활용도 기반 검증 체계를 만들고 만족도 평가 결과를 2기 공급기업 선정에 반영하겠다는 구체적인 개선안도 제시됐습니다.
2기 출범 일정은 보안 강화 시점에 맞춰 연기됩니다. 노 차관은 "플랫폼에 대한 완벽한 보안을 통해 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7월 초 출범 예정이었던 2기 출범 시점은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모두의 창업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의 프로젝트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시작했다”며 “그렇지만 어떠한 정책적 취지도 국민의 개인 정보와 신뢰를 지키지 못한 책임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현재 관계 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과 유출의 경위, 피해 범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보안 점검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보안 전문기관과 보안 진단과 개선 대책 마련도 함께 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창업을 꿈꾸는 분들이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다시 살피겠다"며 향후 참가자들과 직접 만날 계획도 밝혔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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