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439곳에 쏟아진 교섭요구…실제 개시는 고작 '10곳'
사용자성 인정은 속도전…실제 협상은 제자리
정부 "제도 안착 과정"…직접 개입엔 선 그어
2026-06-22 17:17:59 2026-06-22 17:26:36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확대하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100일을 넘겼습니다. 정부는 개정법의 취지가 노사 자율에 기반한 협상 테이블 마련에 있다고 설명해 왔는데요. 하지만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원청 사업장 103개소 가운데 실제 본교섭에 들어간 곳은 10개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예상된 범위 내의 진행 상황이라며 직접 개입보다는 지원과 촉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왼쪽 네번째) 등이 지난 3월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정 노동조합법 현장안착을 위한 노동부-노동위원회 공동워크숍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본교섭 지지부진…정부 "예상된 과정"
 
고용노동부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한 '개정 노조법 시행 100일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개정법 시행 이후 약 100일간 원청 사업장 439개소를 대상으로 1161개 하청노동조합, 약 16만4000명이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사용자성 인정 절차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는데요. 그 결과 141개소에서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확인 절차가 진행됐고, 이 가운데 103개소가 사용자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또 42개소는 노동위원회 판단 없이 자율적으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했습니다.
 
반면 실제 노사 간 교섭은 더디게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지난 19일 기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절차를 진행 중인 원청은 96개소였습니다. 이 가운데 상견례 수준의 본교섭 절차에 들어간 곳은 10개소에 그쳤습니다.
 
다만 정부는 51개소의 경우 아직 본교섭은 진행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교섭에 앞서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일반적인 노사 교섭 과정에서도 교섭 창구 단일화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재 상황을 지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인데요. 그러면서도 원청과의 교섭이 통상 얼마나 소요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 통계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향후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교섭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연계 지원사업 활용도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김창환 노사발전재단 노사상생본부 본부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초기업 단위 단체의 사업 신청은 19개가 들어왔다. 총 100개 정도 지원하고 있어서 약 20% 정도"라며 "원하청이 함께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제도 설정을) 해놨는데 교섭 당사자 등 정해지지 않아서 신청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정부는 추가 개입에 선을 그었습니다. 노동위원회 관계자는 "대화가 문제가 있거나 잘 안 될 것 같으면 저희가 지원하고 촉진하는 게 이 제도의 취지"라며 "대화의 장은 정부가 제도로 열어주지만 실제 대화는 물론 (교섭은) 자치에 따라서 스스로 해야 하는 거고 저희는 어디까지나 촉진자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도 "개정법 시행 첫해이기 때문에 노사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고 절차를 밟아가는 것"이라며 "올해 어느 정도 정돈되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더 수월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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