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해군과의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 입항하는 국산 3000톤(t)급 잠수한 도산안창호함. (사진=해군)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진인사대천명이다."
최대 6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의 사업자 선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30일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한 말입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했으니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표현한 것입니다.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정부 내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발언입니다. 정부는 전날까지 단독 수주, 분할 수주, 수주 실패 등 세 가지 버전의 발표문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로 예상됐던 CPSP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는 미뤄졌습니다.
대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오는 7일(현지시간)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캐나다 매체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6월 말 이전에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었지만 지연돼 카니 총리가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7일 전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의 통상 갈등, 제조업 일자리 문제, NATO 방위비 증액 압박 등이 맞물리며 캐나다 정부의 막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소식통은 카니 총리의 마음이 하루에도 12번씩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고 전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됐던 '분할 발주'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캐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부 장관이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종류의 함대든 이를 분할하면 여러 면에서 비용이 가중된다"며 "서로 다른 두 함대를 유지·보수하고 지속해야 하는데, 이는 어느 나라에든 더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맥귄티 장관은 "여전히 평가 중이고 결과는 최종 발표 때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분할 발주를 배제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의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디젤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입니다. 잠수함 건조와 유지·보수·운영(MRO) 비용을 포함하면 최대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현재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업체 간 수주 경쟁을 넘어 국가 차원의 경제협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자동차·수소·철강·에너지 협력 등 국가경제적 이익을 잠수함 사업자 선정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국방투자청은 잠수함 건조 기술(20%), 유지·운용 비용(50%), 건조 비용에 대한 금융지원(15%), 전략·경제적 파트너십(15%) 등으로 평가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한국은 2044년까지 약 700억캐나다달러 경제적 기여, 일자리 50만개, 국내총생산(GDP) 1000억달러 창출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오션은 PCL컨스트럭션·블랙베리·온타리오조선소 등 캐나다 현지 기업들과 협약 80여건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은 경제효과 1600억캐나다달러, 일자리 65만개 이상, GDP 860억달러 창출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독일의 협력국인 노르웨이도 캐나다가 동서해안에 정비 시설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국 잠수함 정비 시설 설계 경험을 공유하겠다고 했습니다.
캐나다 입장에선 납기도 주요 고려 사항입니다. 현재 4척의 빅토리아급 잠수함 중 단 한 척만 운용 중인 캐나다는 2035년까지 기존 잠수함을 퇴역시키고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2032년 첫 인도 이후 2035년까지 추가로 3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고, TKMS는 2036년까지 4척 인도를 약속한 상황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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