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입지 좁아진 대형 세단 K9 ‘단종’ 수순
SUV 급성장 배경…세단 승차감 구현
2026-07-07 12:43:16 2026-07-07 14:40:37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는 올해 말 K9 생산을 중단하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세단이 강점으로 내세웠던 승차감을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상당 부분 구현하는 등 경쟁 차종으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기아 대형 프리미엄 세단 K9. (사진=기아)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내부적으로 K9의 생산 종료 시점을 올해 연말로 확정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통상 완성차업체가 신형 모델 개발을 중단하면 해당 차종의 단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K9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판매 실적에서도 감소세는 뚜렷합니다. K9은 2022년 한 해 6585대가 팔리며 대형 세단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했지만, 2023년에는 3898대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2024년에는 1870대까지 줄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5.4% 감소한 1581대에 그쳤습니다.
 
특히 K9의 뒤를 이을 신차 개발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은 점이 주목됩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기아가 대형 세단이라는 세그먼트 자체에서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K9은 기아가 2012년 선보인 브랜드 최상위 세단으로, 이전 모델인 오피러스의 후속 격으로 개발됐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5.0리터 V8 가솔린 엔진을 얹은 트림까지 갖추며 기아의 세단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상징적 모델 역할을 했습니다. 2018년 풀체인지를 거친 2세대 모델부터는 기업 오너 및 임원 의전 차량으로 자리 잡으며 나름의 수요층을 형성해 왔습니다.
 
K9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 같은 SUV 시장의 급성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넓은 실내 공간과 안정적인 승차감이라는 세단 고유의 장점이 SUV에서도 구현되기 시작하면서, 대형 세단을 찾던 소비자들의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상위 20개 모델 중에서도 SUV·RV 모델이 12개를 차지하며 세단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장도 K9 입지 축소의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G80과 G90이 각각 준대형·대형 세단 시장에서 확고한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기존 K9을 찾던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제네시스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준대형급인 그랜저가 차체와 사양을 상향 조정하며 K9과의 간극을 좁힌 점도 판매 부진의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K9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는 점도 판매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기아는 중형 세단 K5와 준대형 세단 K8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했지만, K9에는 별도로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K9이 명차로 불렸지만, SUV 등 경쟁 차종에 밀려 개발 중단설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올해 말까지 생산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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