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프로젝트 비버’ 차질…북미 수소 영토 확장 '브레이크'
CPSP 우선협상 TKMS 최종 선정
수소 상용차 시장 조기 선점 불발
2026-07-07 13:57:15 2026-07-07 14:45:2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북미 친환경 시장 선점을 위해 60조원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수주전과 연계해 추진해 온 수소 신사업 구상이 잠수함 수주 실패로 동력을 잃을 상황에 처했습니다. 현지 대형 국책사업과 맞물려 진행되던 대규모 수소 인프라 구축 및 모빌리티 공급 계약이 불발되면서, 현대차의 북미 수소 영토 확장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지난해 10월 경주엑스포대공원 에어돔 현대자동차그룹관에 전시된 수소 생태계 디오라마. (사진=현대차그룹)
 
캐나다 정부는 6일(현지시각) 자국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선정했습니다. 이 사업 수주전에는 한화오션이 최종 후보로 올라 독일 TKMS와 경쟁해 왔으나, 최종적으로 독일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다만 이번 발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해당하며, 최종 계약 체결까지는 세부 조건 협상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대차의 수소 사업도 이번 결정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프로젝트 비버는 애초에 잠수함 계약 수주를 전제로 설계된 조건부 사업이었던 만큼, 잠수함 계약 자체가 독일 측으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게 됐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과 온타리오주 수소트럭 공장 설립 등 후속 절차도 함께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현대차가 캐나다를 거점으로 그려온 북미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구상이 첫 단추도 꿰지 못한 채 멈춰서게 된 셈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당초 잠수함 사업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수주 대가로 현대차의 현지 완성차 공장 설립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현대차는 캐나다 자동차 시장 규모가 완성차 공장을 새로 지을 만큼 크지 않은 데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부담이 커진 상황을 고려해 완성차 공장 신설 대신 다른 대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현대차는 완성차 생산이 아닌 수소 생산·유통·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방향을 틀어 프로젝트 비버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1993년 현대차가 캐나다 브로몽 공장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는 만큼, 수익성이 불확실한 완성차 투자보다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캐나다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대차 수소 전기 트럭 엑시언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프로젝트 비버가 불거지기 전부터 캐나다에서 수소 사업 기반을 조금씩 넓혀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11대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가 추진하는 밴쿠버항 수소 물류 프로젝트에 이미 투입돼 운영 중이며, 현지 딜러망을 통한 수소트럭 판매 확대도 함께 진행해 왔습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GM과 스텔란티스 등 다수의 완성차업체가 수소차 사업에서 잇따라 발을 빼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캐나다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아 투자를 이어가려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대차에게 수소, 특히 수소트럭 사업은 승용 전기차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별도의 성장축을 마련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등록 대수는 전기차의 0.25% 수준에 그쳤지만, 현대차는 승용차보다 장거리 화물 운송에 강점이 있는 수소 상용차 쪽에 무게를 두고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북미는 대형 화물 운송 수요가 크고 각국 정부의 탈탄소 정책이 맞물려 있어, 수소 상용차 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할 경우 향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혀왔습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 수소·연료전지 엑스포에서 수소위원회 회원사들과 함께 글로벌 수소 생태계 가속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앞서 프로젝트 비버 구상이 처음 보도된 직후 “캐나다 내 수소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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