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가 발행한 박봄 '창피해' 수익증권에서 동일 녹음물이 서로 다른 앨범 코드로 나뉘어 관리되면서 투자자에게는 한쪽 코드의 수익만 배분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뮤직카우는 두 수록본을 별도 권리로 보고 있어 동일 녹음물을 앨범별 별도 권리로 보고 정산하는 구조가 타당한지가 쟁점입니다.
1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가수 박봄의 싱글 'Spring'과 미니앨범(EP) 're:BLUE ROSE'에 동일 녹음물로 수록된 곡 '창피해'의 경우, 투자자 정산에서 제외된 Spring 수록본에 멜론·벅스 등 주요 음원 플랫폼 지표의 80% 이상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이용 지표가 훨씬 큰 Spring 코드에서 발생하는 저작권료는 투자자가 아닌 뮤직카우에셋이 수령하고 있습니다
같은 '창피해'인데 코드 2개…투자자에겐 하나만
뮤직카우는 기존 박봄 '창피해' 투자상품을 2023년 9월 저작권료를 기초로 한 수익증권으로 대체 발행했습니다. 발행 안내문에는 투자 대상이 '창피해'의 저작인접권 100%라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음원 정보에는 2019년 5월 발매된 re:BLUE ROSE(EP)에 수록된 '창피해'의 한국음반산업협회 관리 코드(A208633308)만 기재돼 있습니다.
그런데 '창피해'는 두 달 앞선 2019년 3월 싱글 Spring에도 이미 수록됐습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에서는 해당 수록곡에 별도 코드(A208633452)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동일 곡이 두 앨범에 각각 다른 관리번호로 등록돼 있지만 투자자 정산에는 EP 쪽 코드만 반영되고 있습니다.
박봄 '창피해'의 're:BLUE ROSE' 수록본(A)과 'Spring' 수록본(B)의 음원 파형 비교. 두 음원의 차이신호(C)는 최대 -91dB로 사실상 무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료=벅스 미리듣기 음원·제보자 분석)
두 수록본이 실제로 다른 녹음물인 것도 아닙니다. 관련 제보에 따르면, 벅스·FLO·바이브·지니의 미리듣기 음원을 비교한 결과 재생속도와 시작점이 같고, 전대역·저역·중역 상관계수도 모두 1.00으로 나타났습니다. 차이신호 역시 최대 -91dB로 사실상 무음 수준이어서 동일 녹음물이라는 분석입니다.
2021년 대법원도 음반 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은 음이 최초로 고정된 때부터 발생한다고 판단했습니다(2020다244672). 이에 동일 녹음물이 다른 앨범에 다시 수록됐을 때 이를 각각 별도의 저작인접권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더 많이 듣는 쪽이 정산에서 빠졌다
'창피해' 사례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두 코드 사이의 이용량 차이입니다. 9월22일 기준 멜론에서 Spring 수록본의 '좋아요'는 7633건으로 EP 수록본 1517건보다 5배가량 많았습니다. 전체 두 수록본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투자자 정산에서 제외된 Spring 쪽 음원 비중은 83.4%입니다. 벅스에서도 각각 616건과 98건으로, 제외된 쪽 비중이 86.3%였습니다. 지니 누적 재생 지표를 기준으로 할 경우 투자자 정산에 반영되는 음원의 점유율은 10.3%에 그쳤습니다.
'좋아요'나 누적 재생 횟수가 실제 저작권료 정산 비율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요 음원 플랫폼 이용 지표의 대부분이 투자자 정산 대상이 아닌 Spring 코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확인됩니다.
'창피해'의 최근 12개월 수익증권 1좌당 저작권료는 138원으로, 발행가 9000원 기준 연 1.53%입니다. 1좌당 월 저작권료는 2021년부터 2023년 7월 40~70원 수준에서 2023년 8월부터 2024년 10월 1050~1724원으로 급증했다가 이후 다시 10원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정산액 변동도 컸습니다.
뮤직카우는 저작권료 변동에 대해 "음원 이용량을 비롯해 다양한 요인에 따라 증감할 수 있다"며 "플랫폼 및 관련 기관을 통해 확정된 정산 내역을 전달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용지표 80%대 Spring…수익은 투자자 아닌 뮤직카우에셋에
뮤직카우는 2022년 기존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된 뒤, 저작인접권 등을 신탁하고 이를 기초로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구조로 사업을 개편했습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뮤직카우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부가 조건으로 신탁 대상 저작재산권·저작인접권과 저작물 사용료 분배청구권에 설정된 제한 권리를 모두 말소하도록 했습니다. 신탁회사에는 계약 전 신탁재산의 실재성과 제한 권리 소멸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창피해' 수익증권 안내문에는 기초자산 지분율이 100%로 기재돼 있습니다. 저작권등록부에도 뮤직카우에셋이 해당 곡의 '저작인접권 전부'를 양수한 것으로 등록돼 있고, 이후 신탁에 의한 양도 역시 권리 범위가 '저작인접권 전부'로 기재돼 있습니다.
뮤직카우 측은 안내문의 '기초자산 지분율 100%'는 EP 수록본 '창피해'로 특정된 저작인접권의 지분율 100%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등록부상 '저작인접권 전부'로 기재된 권리 역시 해당 수록본의 권리라는 입장입니다. 회사 측은 이 권리를 2021년 7월20일 기존 상품 옥션 이전에 양수했고, Spring 수록본의 저작인접권은 옥션 이후 별도로 완전히 이전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뮤직카우는 "기초자산에 포함되지 않는 다른 권리의 수익이 투자자에게 배분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현재 투자자에게 배분되지 않는 Spring 코드의 저작권료는 "뮤직카우에셋이 수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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