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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정조사 파행, 여야 '강대강' 충돌
민주 "장외투쟁"에 새누리 "노림수"..지도부 회동으로 실마리 찾나
2013-08-01 13:13:27 2013-08-01 13:16:34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가정보원 국정조사를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강대강 대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하자 새누리당은 제1야당이 민생을 져버렸다고 응수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일 서울광장으로 나갔다. 김 대표는 국민운동본부로 명명된 천막당사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거부 행태는 분명한 국정 농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은 무엇이 두려워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증인대에 세우지 못하는 것인지 국민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 ▲국정조사 정상화에 복무하겠다고 밝혔다.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민생 또한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3일엔 청계광장에서 국정원 개혁 촉구 국민보고대회도 개최키로 했다.
 
그러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심히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역구인 경북 경산·청도에 머물다 민주당 장외투쟁 소식을 접한 뒤 전날 밤 귀경했다.
 
최 원내대표는 "느닷없이 동행명령 문제 등을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스스로 파탄내려는 것을 보면 다른 어떤 정치적 노림수가 있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의심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조장한 민주당 강경파는 국조가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적 공세의 장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스스로 판을 뒤집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야가 이처럼 강대강으로 충돌하게 된 이유는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증인채택에 실패, 청문회 등 향후 국조 일정이 파행을 맞았기 때문이다.
 
협상을 위임 받은 여야 간사는 원세훈·김용판 출석담보 확약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원세훈·김용판에 김무성·권영세' 없는 김새는 청문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권선동 새누리당 의원 역시 "증인채택 합의 불가를 핑계로 장외로 나아가려는 수순"을 민주당이 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같은 기류를 감안하면 8월15일로 종료되는 국조는 사실상 엎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확정된 일정들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국조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다만 여야 지도부가 회동해 극적으로 타협에 이를 가능성마저 배재할 수는 없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오늘이라도 당장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서 증인 문제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놓고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얘기를 접한 민병두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만나자고 하면 거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국조에 대한 근본적 자기반성이 따라와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김한길 대표도 "국정조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한 번도 국정조사 포기를 말한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전개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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