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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임블리발 인플루언서 마케팅 주의보
잇단 잠정 판매 중단 선언…품질에 대한 경각심 높아져
2019-05-20 14:57:25 2019-05-20 14:57:25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유명 인플루언서 '임블리' 사태를 계기로 유통업계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임블리 제품을 유통한 업체들은 소비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판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논란에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다수의 업체들은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진행하되 제품의 성분과 품질 평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임블리가 호박즙 논란에 대해서 사과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임블리(본명 임지현)의 호박즙 곰팡이 논란이 번지자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업계 시각도 싸늘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인플루언서 상품이나 브랜드를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많이 론칭하고 있다"라며 "다만 임블리 사태를 계기로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해서 꼼꼼하게 품질 검사 등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임블리의 쇼핑몰에서 판매하던 호박즙 곰팡이 논란은 화장품 브랜드 '블리블리' 제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관련 제품을 입점한 일부 H&B스토어와 면세점 등은 판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올리브영은 현재 '블리블리'51개 제품을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단하고, 임블리가 감독기관에 요청한 품질 검사 시험성적서 결과에 따라 판매 개시를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블리블리 제품 판매가 아직 진행 중이다. 올리브영에서는 임블리 논란 전부터 화장품 브랜드 입점에 대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리브영에선 화장품 브랜드 입점 시 각 부서의 상품 담당 카테고리 MD뿐만 아니라 전체 'MD 커뮤니티 협의체'를 운영해 입점을 결정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MD 협의체를 통해서 브랜드 상품의 상품력, 품질, 차별화된 포인트, 회사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도 '블리블리' 일부 제품의 품질 논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매장에서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장에서 블리블리 제품 구매 시 물류센터 재고가 아닌, 고객들이 실물로 확인한 제품을 인도장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논란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인플루언서와의 접점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젊은층을 비롯해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업 '미디어킥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올해 17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2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 브랜드 제품의 품질을 강화해 리뉴얼 론칭하는 방법도 택한다. CJ ENM의 오쇼핑부문은 지난 3월 인플루언서 '핑시언니'의 화장품 브랜드 '라비앙''볼류마이징 레디언스 에센스 패키지' 제품을 TV홈쇼핑에서 판매했다. 그동안 CJ몰 혹은 모바일 채널에서 인플루언서 제품을 론칭하거나 판매한 경우는 있었지만 TV 채널에서는 처음이다. CJ오쇼핑은 TV홈쇼핑 고객들에게 판매되는 제품인 만큼, 기존 소셜마켓에서 판매된 제품의 성분 등 기능을 강화해 CJ오쇼핑의 품질관리(Quality Control) 기준에 부합하는 리뉴얼 제품으로 판매했다. 그 결과 방송 시간 초반에 전량 매진을 기록하는 결과를 얻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내부에 마련된 품질 검사 단계가 엄격하게 진행된다"라며 "라비앙 에센스 제품은 TV 홈쇼핑에 론칭할 때는 자체 고객 기준에 맞게 품질 검사가 철저히 실행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임블리가 상무로 재직하고 있는 부건에프엔씨에서는 20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블리가 오는 71일에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또한 부건에프엔씨는 블리블리 화장품 51개 품목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중금속 등 14종의 유해물질 등이 없었으며, 공인 검사 기관으로부터 품질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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