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보상청구권' 국내 방송플랫폼에 독소될라…"시장 위축 우려"
추가보상청구권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 발의 잇따라
플랫폼 연대 입법 추진 반대…"국내 OTT 성장 저해할 수도"
2023-06-27 15:58:15 2023-06-27 15:58:1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감독·작가 등 콘텐츠 창작자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추가 보상청구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와 지식재산권(IP) 독점 계약으로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시작된 논의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만 다섯 건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추가 보상청구권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 발의 잇따라 
 
저작권법 제100조에는 '영상제작자가 저작권을 취득한 경우 특약이 없는 한 저작물의 이용을 위해 필요한 권리는 제작자자 양도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021년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했지만, 드라마를 기획·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와의 IP 독점 계약으로 인해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을 받지 못한 것도 현행법에 따른 결과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국회에서는 저작권법이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영상저작물의 감독·작가 등이 저작재산권을 타인에게 양도해도 영상을 최종적으로 공중에게 제공하는 자인 방송사·극장·OTT 등 플랫폼에 추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31일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 같은해 9월19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11월1일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고, 지난 4월12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이달 2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들은 상대적 약자인 감독·작가의 협상력과 정보 부족으로 저작권 계약이 항상 불평등한 관계에서 체결되고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추가 보상청구권을 창작자들이 요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한국 콘텐츠. (사진=뉴스토마토)
 
플랫폼 연대, 입법 추진 반대
 
국내 저작권법 강화 움직임에 국내 미디어 플랫폼 관련 협회들은 바람직한 보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대에 나섰습니다.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OTT협의회 등 총 5개 협회로 구성된 미디어플랫폼 저작권 대책 연대는 추가 보상청구권을 포함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도입되면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입법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플랫폼 연대 측은 플랫폼이 콘텐츠로부터 발생하는 손실과 관계 없이 연출자와 각본가에 연출료 및 집필료를 지급하고 손실은 모두 홀로 부담하는 현 시장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수익이 발생하는 한정적인 경우만을 가지고 일방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항변합니다. 글로벌 미디어 경쟁 상황 속에서 국내 창작자와 영상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추가 보상청구권 도입으로 창작자에 대한 플랫폼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는 점도 우려했습니다. 플랫폼연대 측은 "플랫폼의 입장에선 어떤 식으로든 잠재적 지출인 추가보상금을 고려해야 하며, 플랫폼들은 안전한 작품만을 찾게 될 것"이라며 "이는 콘텐츠의 다양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 K-콘텐츠의 경쟁력 약화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OTT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지속하면서 수년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 추가 보상청구권은 콘텐츠 확보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입니다.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겨냥하려다 국내 OTT의 성장을 막을 수도 있다"며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나올 수 있도록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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