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은 가장 먼저 긴축 조치에 나섰고 이달 일본, 미국, 영국 등이 연달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향후 인상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역시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광범위한 물가 압력으로 번지면서 각 국의 긴축 도미노가 시작된 흐름입니다.
긴축 신호탄 쏘아올린 ECB…일본도 금리 인상 유력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 기준금리, 한계대출금리 등 3대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습니다. ECB는 이들 정책금리 중 예금금리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예금금리는 기존 연 2.0%에서 연 2.25%로 올랐습니다.
ECB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23년 9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중동 전쟁 이후 G7 경제권 중앙은행 가운데 첫 금리 인상입니다. ECB는 "중동 전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일본 중앙은행(BOJ)도 오는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합니다. 시장에서는 BOJ가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일본 금리는 지난 1995년 이후 약 31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합니다.
영란은행도 1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3.75%로 동결할 것으로 점치나, 이전보다 매파적 기조로 바뀔 것으로 내다봅니다. 앞서 영란은행은 지난 4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3대 경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상황을 진단, 추가 금리 인상을 넌지시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유로존 단일통화 유로화 상징물. (사진=뉴시스)
인상 시계 빨라진 미국…긴축 목소리 커지는 한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16~17일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이 처음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논의합니다. 시장에서는 현재 동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AP 통신>은 워시 의장 체제의 첫 회의에서 연준이 동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장 6~7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연내 인상 전망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생산자 물가가 3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른 점이 근거로 제시됩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0월 금리를 올릴 확률은 60%까지 상승했습니다.
한국 역시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하는데, 시장에서는 7월 인상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현재 연내 2~3회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으로 내달 기준금리가 현행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신현송 한은 총재의 거듭된 인상 메시지는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습니다. 신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통위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약 2주 동안 총 세 차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습니다. 실제 그는 이날도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에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단일 인상뿐 아니라 8월까지 이어지는 연속 인상(백투백) 시나리오까지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이 지연될 경우 50bp 인상 시나리오도 검토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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