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라인)경찰, '보완수사’ 의식했나…김병기 수사만 10개월째
'일부 송치' 하겠다던 경찰, 지금은 "일괄 처리"
검찰, 경찰의 주요 사건마다 '보완수사'로 제동
"수사 시간 끌면 오히려 경찰 수사신뢰 떨어져"
2026-06-24 15:13:38 2026-06-24 15:30:37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김병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10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겉돌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혐의라도 우선 송치하겠다던 경찰이 최근엔 송치는 물론 신병 확보 여부에 대해서도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분위기입니다. 검찰의 '보완수사' 기조를 의식했다거나 전직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눈치 보기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김 의원에 대한 수사는 24일자로 287일째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9월11일 차남의 대학 편입 특혜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후 10개월째 수사가 이어지는 겁니다. 그동안 경찰은 김 의원을 7차례 불러 조사한 걸 비롯해 차남과 보좌관 등 주요 관계자를 소환하고, 김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에 대한 수사가 길어지면서 일각에선 전직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권력 눈치 보기'라는 비판까지 나왔던 상황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경찰은 그에 대한 13가지 의혹 중 입증이 가능한 일부 혐의에 대해 우선 결론을 내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4월6일 "혐의 유무 판단이 가능한 의혹에 대해서는 우선 결론을 내리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찰 내부에선 김 의원에 대한 혐의를 일괄 송치하는 쪽으로 기류가 급변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우선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의혹 중 일부는 서울청에서 1차 결론을 가지고 있는데, 국가수사본부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지휘했다"며 "제기된 의혹을 한꺼번에 마무리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정보 청장도 지난 15일 "제일 좋은 것은 한꺼번에 끝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괄 송치로 방향을 맞춘 모양새인 겁니다. 
 
홍석기 경찰청 수사국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범죄 성립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병 확보 가능성을 예단할 수는 없다"고 하는 등 김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대해서도 신중한 자세입니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 4월10일 서울 마포구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열린 7차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사 범위까지 확대되면서 수사 기간은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경찰은 지난달 말 김 의원의 '차명 후원' 의혹과 관련된 관계자들을 입건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피의자들은 김 의원에게 공천을 바라고 후원금을 차명으로 건네거나, 차명임을 알면서도 후원금 처리를 도운 혐의를 받습니다. 해당 사안은 그간 진행 상황이 수면 위로 드러난 적 없었던 별개 갈래의 수사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별도의 다른 의혹은 아니고, 13가지 의혹에 관련된 수사 내용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배경엔 최근 검찰이 경찰의 주요 대형 사건마다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사례가 잦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경찰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차가원 원헌드레드 레이블 대표에 대해 각각 지난 4월과 이달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영장을 반려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경찰이 김건희씨 등이 연루된 '선상 파티 사건'을 송치한 데 대해서도 지난 15일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경찰이 공들여 다룬 주요 사건들이 검찰 단계에서 잇따라 반려되자, 대형 사건인 김 의원 수사 역시 혐의 입증과 법리 검토에 시간을 더 들이는 걸로 해석됩니다. 검찰에 보완수사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수사 장기화를 감수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수사 기간을 끌면 끌수록 오히려 경찰의 수사 신뢰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박용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해가 안 되는 이유로 수사를 계속 끌면 오히려 국민들이 경찰의 수사력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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