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32강 진출이 좌절되자 홍명보 대표팀 감독을 향한 살해 협박 글까지 등장하는 등 비판 여론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이에 경찰은 혹시 모를 돌발 사태 대비에 나섰고, 살해 협박 글 작성자에 대해선 '협박'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중입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엔 자신을 미국 국적의 41세라고 소개한 작성자가 "총대 메고 홍명보를 살해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작성자는 30일 홍 감독이 귀국하는 날에 인천공항에서 그를 기다렸다가 살해하겠다고 예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이에 경찰은 살해 협박 글의 작성자를 추적하는 한편 협박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도 대표팀 입국 당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 측과 협조해서 우발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경찰은 일반 협박죄만 아니라 공중협박죄를 적용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혹은 다수의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것을 공개적으로 협박할 경우 적용되는 죄목입니다. 형법상 일반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공중협박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처벌 수위가 훨씬 높은 겁니다.
실제로 정치인 대상 살해 협박 글을 올려 지난 19일 체포된 30대 피의자에게도 공중협박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특히 이 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처벌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번 홍명보 감독 살인 예고 글로 인해 경찰력이 실제 공항에 대규모 출동하는 등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로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경찰은 이런 유형의 '테러 협박 글'에 대해선 금전적 불이익도 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경찰은 지난 3월 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휘발유를 투척하겠다"며 테러를 예고한 50대에게 228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카카오와 KT 등에 지속적으로 '폭탄을 설치했다'는 허위 이메일을 보낸 이들을 상대로는 총 3191만원 규모의 손해를 입어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경찰과 대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대표팀이 귀국할 때 벌어질 수 있는 만일의 돌발 사태에 대비해, 매번 진행해 오던 공항에서의 공식 귀국 행사를 별도로 개최하지 않고 조용히 해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이후 공항 귀국 행사를 생략한 건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처음입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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