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출 14개월 만에 플러스…AI 데이터센터 훈풍 기대
상반기 대미 철근 수출 48만톤
데이터센터 특수 1년 새 33배↑
전력·냉각 설비로 신수요 확대
2026-07-12 09:44:09 2026-07-12 09:44:09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증가하면서 장기간 업황 부진에 시달려 온 철강업계가 본격적인 실적 반등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철강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기초 건설 자재인 ‘철근’부터 전력 인프라용 고부가가치 ‘특수 강재’까지 전방위적인 수요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 (사진=연합뉴스)
 
1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한 21억4000만달러였습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철강 수출이 증가세로 회복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수출 반등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로 전반적인 자재 수요가 늘어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철강 수출 물량은 1434만톤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대미 수출 물량은 139만톤에서 220만톤으로 58.3%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대미 수출 증가는 기초 골조 공사에 투입되는 ‘철근’이 이끌고 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데이터센터 착공에 들어가면서, 올해 상반기 국내 철강사들의 대미 철근 수출량은 48만3549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동기 수출량인 1만4557톤 대비 33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로, 지난 4월 미국의 전체 철근 수입량 중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83%에 달했습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견고한 철근 수요 등으로 대미 철근 수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수출 증가로 내수 철근 공급이 감소하며 내수 유통 가격 상승도 이끌고 있다”고 했습니다.
 
신축 중인 AI 데이터 센터. (사진=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업계는 이 같은 훈풍이 철근을 넘어 고부가가치 강재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신수요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막대한 전력 소비와 발열을 감당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에너지 조달과 냉각 설비 구축에 필수적인 특수 강판, 초고압 변압기용 강재, 강관 등의 수요가 필연적으로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005490)는 AI 전환에 특화된 철강재를 통해 북미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전력 인프라 확대에 발맞춰 초고압직류송전(HVDC)용 변압기 강재 공급을 늘리고,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차·단열 강재와 구조 강건화 설계를 함께 제공하는 통합 패키지 사업을 추진합니다. 또 데이터센터용 냉각수 탱크 등 특화 강재 개발을 가속화해, AI 산업향 판매량을 오는 2030년 10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입니다.
 
현대제철(004020)은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폭발하는 것에 착안해, 영하 40℃의 저온 충격도 견디는 고성능 형강을 개발하고 형강, 후판, 강관 등 송전철탑에 투입되는 전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노후 전력망 교체 및 신규 인프라 시장 내 경쟁력을 차별화할 계획입니다.
 
동국제강(460860)은 친환경 포트폴리오로 시장을 공략합니다. 철근과 형강 제품에 대해 저탄소 인증을 취득한 데 이어, 최근 건축자재와 가전제품에 주로 쓰이는 친환경 컬러강판의 폐플라스틱 원료 함량을 기존 10%에서 25%까지 대폭 확대했습니다. 동국제강은 이러한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의 적용 범위를 다양한 산업재 분야로 넓혀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입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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