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26-2차 KMEP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주한미군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무인기를 동원한 훈련을 할 때 관례로 비행 인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용 무인기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군 간의 공역통제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무인기에 대한 공역통제 문제도 시급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합참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경기 파주 주한미군 무인기 오인 소동에 대한 전비태세검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30일 MDL 인근 스토리사격장에서 훈련 중이던 미국 해병대 무인기를 미확인 비행체로 오인해 한국군이 북한 무인기 대응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하고 요격할 뻔한 일입니다. 이번 훈련은 한·미 해병대 장병 550여명이 참가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연합훈련(KMEP)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 차원에서는 지휘계통에 따른 보고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점과 관행적으로 공식적인 특수사용공역 비행인가 절차를 준수해오지 않은 점이 원인으로 파악됐다"며 "규정에 따른 한·미간 공역통제 절차 준수의 필요성이 확인된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향후 한·미간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공역통제 협조 업무체계를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미8군 연락관이 훈련 전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1군단 실무자에게 무인기 비행 계획을 통보했고, 1군단 실무자는 이 계획을 상부에 보고하거나 전파하지 않아서 발생했습니다. 미8군 연락관은 문자메시지에 사전에 승인 받은 사격 고도를 언급하긴 했지만 무인기 비행 고도나 항적을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문자메시지에 무인기의 비행 고도가 담긴 공문을 사진으로 첨부했습니다.
통상 일정 고도 이하의 무인기 비행은 육군지상작전사령부(군단에 위임 가능)가, 그 이상은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가 승인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한미군의 무인기가 접경지역에서 훈련할 때 공작사의 비행허가를 받아야 하는 고도로 비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군단 실무자는 문자메시지만 보고 통상적인 고도의 훈련으로 판단, 상부 보고나 전파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군단 실무자가 상부 보고나 전파를 하지 않을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주한미군이 비행인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군 무인기의 비행 고도가 공작사의 비행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역이었던 만큼 주한미군이 절차에 따라 사전에 공작사에 비행승인을 요청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이전 훈련에서도 주한미군은 정해진 절차에 따른 비행 허가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접경지역 등 특수사용공역에서의 비행 인가를 받기 위해선 승인 권한을 가진 공작사나 지작사에 일정 기간 전에 공문을 보내 승인을 받아야하지만 주한미군은 지금까지 관례로 훈련에 인접해 실무자가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주요지휘관회의를 긴급 소집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합동 특별 기강점검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전 군단을 대상으로 작전기강과 보고체계를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미군 무인기 오인 사건과 비무장지대(DMZ) 경계초소(GP) 중화기 미장전 경계 근무 논란에 대한 조사를 이유로 한기성 1군단장을 직무 배제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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