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맞물려…지방 의료 ‘책임형’ 전환 시급
(토마토건강)조재호 한림대춘천성심병원장 “지역서 실질 역할 맡는 병원 지원해야”
2026-10-14 16:08:29 ㅣ 2026-10-14 16:33:52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최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이 지난 1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조재호 한림대춘천성심병원장이 “(응급)환자 수용 시 의료적 책임을 해결해 주는 방안이 함께 마련됐다”며 향후 법이 강원 지역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습니다.  
 
조재호 병원장은 14일 오전 강원 춘천에 위치한 한림대춘천성심병원에서 “우리 병원이 최종적으로 (응급환자를) 수용해 응급처치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치료 등의 있어)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병원의 요구 등으로 인해 환자가 추가 전원을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 않고) 법에 따라 수용을 할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강원 지역에서 뺑뺑이는 줄어들 여지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추가해야 하는 필요 의료 역량은 지역의료 네트워크와 연동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사진=김양균 기자)
 
참고로 응급의료법률 개정안의 골자는 중증 응급환자를 이송할 응급의료기관이 정해지지 않을 시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중증응급환자를 이송·수용할 의료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의료계에서는 법의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조 병원장은 이것이 강원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전망이며, 전체 응급의료 전체에 대한 평가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태헌 병원 기획실장(응급의학과 교수)도 “강원도 내 응급환자는 갈 곳이 없고, 지역 의료기관에서 해결하고자 환자를 받는 분위기”라며 “지역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강해 환자를 최대한 수용하려는 의지가 높다”고 밝혀 강원 의료의 특수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조 병원장의 견해가 눈길을 끄는 것은 강원도 내 의료 현실이 지역 특수성과 동시에 취약한 지역의료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이 지역의 취약지 비율은 66.7%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도내 다수 지역이 응급의료 취약지로 지정돼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 수가 수도권 1.86명, 비수도권 평균 0.46명인 반면, 강원은 0.25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조재호 병원장도 “전문의 및 간호 인력의 수도권 유출, 필수의료 인력 확보 어려움, 인건비 및 당직 체계 유지 부담, 24시간 필수의료 제공 부담 등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조재호 한림대춘천성심병원장. (사진=한림대의료원)
 
조재호 병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지역 수요가 높은 중증·필수의료 역량 강화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확대를 통한 지역완결형 의료 체계 구축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지역 실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보건복지부가 연간 3조60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을 확정한 바 있어 이를 고려한 이유도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 조 병원장도 “강원 도민과 병원 모두가 살길은 지역·필수의료 강화가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병원 살림을 담당해야 하는 병원장이자, 국립대학병원이 아닌 사립대학병원의 장으로서 소위 ‘돈 안 되는’ 필수진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점은 다소 파격적으로 보입니다. 
 
‘지역책임형’ 의료 돼야…환자 살리는데 국립대·사립대 구분 무의미해
 
조재호 병원장은 ‘지역완결형’ 보다는 ‘지역책임형’ 의료 체계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진단 및 치료를 한 지역이나 한 병원 안에서 끝내는 게 아닙니다. 감당할 수 있는 질환과 급성기 치료는 지역 의료기관이 책임지되, 고난도·희귀질환 등 보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한림대의료원 산하 병원 등 전국 의료 네트워크를 활용하자는 겁니다. 조 병원장은 “지역완결을 위해서는 과도한 투자와 낭비가 있을 수 있다”며 “지역 의료기관에 책임을 부여하자는 취지에서 복지부가 추구하는 지역의료 개념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 방향성과 부합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소생실의 모습. (사진=김양균 기자)
 
현재 강원 지역의 의료는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강릉아산병원, 원주세브란스 등 3개의 민간병원과 국립대학병원인 강원대병원이 나눠 맡고 있는 구조입니다. 경증이나 만성질환 환자 등을 담당해야 하는 일차 의료 인프라도 적어 세 개의 의료기관이 경증 환자들도 주로 맡아야 합니다.
 
특히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강원대병원 개원 이전에 자리를 잡고 지역민 돌봄을 맡아왔고, 필수·지역의료와 관련해 지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습니다. 조재호 병원장은 “강원도는 사립대병원이 공공의료 역할을 맡아왔음에도 국립대병원에 대한 정부 중점 투자는 지역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된 결정”이라며 “강원도 특수성을 고려해 우리가 기여해 온 부분에 대한 지원 등 보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국립대병원이나 사립대병원 등 병원 설립 주체를 따지기보다 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중심으로 지역의료를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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