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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민 “2만원은 배너로, 1만원은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중랑구 역사기억성금, 목표 300구좌 초과 392구좌 달성
2019-08-06 18:00:00 2019-08-06 18: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중랑구가 광복절 74주년을 앞두고 애국지사의 활동도 알리고 후손도 돕는 의미있는 캠페인으로 광복절을 함께 기억하고 있다. 중랑구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지난 역사를 잘 기억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역사기억성금을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중랑구는 광복절을 앞두고 기존 가로기를 게양하는 대신 거리에 태극기형 배너를 게양한다. 중랑교에서 망우리 공원까지 망우로를 따라 약 4km구간 배너 한 면에는 태극기를, 다른 면에는 망우리공원에 있는 애국지사의 모습과 그 애국지사의 어록 등을 넣어 배너를 제작해 게시하고 있다.
 
이 배너는 관 주도가 아닌 전액 중랑구민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중랑구는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2일까지 1구좌에 3만원씩 모금해 이 중 2만원은 배너 제작비로, 나머지 1만원은 어렵게 살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전달하기 위해 모금을 진행했다. 역사기억성금은 당초 300구좌를 목표로 시작했으나 현재 목표를 훌쩍 넘어 392구좌에 달할 만큼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줬다.
 
2017년 고려대 한국사연구소의 ‘독립유공자 후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거주 독립유공자 70.3%가 보유재산 2억원 미만으로 도시노동자 재산 평균 2억6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3년새 70세 이상 참전유공자 비율은 58.5%에서 84.8%로 26.3%p 증가했으며 만성질환의 증가로 커지는 의료비 지출은 고스란히 유공자와 가족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랑구는 역사기억성금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바탕으로 모금된 최종 성금을 형편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망우로에 망우리공원에 계신 애국지사, 문화예술인들을 기념하는 배너를 게시해 망우리공원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고 시민들의 역사의식 고취에 기여할 예정이다.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망우리공원은 민족대표 33인으로 끝까지 지조를 지킨 만해 한용운과 위창 오세창, 호암 문일평 등 수많은 독립 운동자와 애국지사 등 근·현대사의 큰 족적을 남긴 역사적 위인 50여명이 잠들어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 역시 1973년 강남구 도산공원으로 이장되기 전까지 망우리공원에 묘역이 있었다. 2012년 한용운 묘소를 시작으로 2017년 방정환·오세창 등 8명의 묘소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지난 역사를 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 중랑구민은 역사기억성금을 실천했다”며 “모금에 참여한 구민들과, 뜨거운 여름 배너 게시에 애쓴 모두에게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가 망우리공원 인근에 설치한 역사기억성금 배너. 사진/중랑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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