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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경제협력, 서울의 패션과 평양의 섬유 만나면 시너지 효과”
저성장기조 탈피, 남북경제협력 주목…서울의 국제경쟁력과 기술수준 극대화
2019-09-23 15:27:05 2019-09-23 15:27:0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침체된 서울의 내수경기를 돌파할 카드로 서울의 패션·봉제산업의 평양의 섬유산업을 연계해 대북 경제협력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대북 경제협력 방향'에 따르면 내수시장의 한계로 서울의 체감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은 일자리 창출과 기업 활성화를 비롯해 침체된 지역경제 발전의 또 다른 활로가 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로 남북 경제협력을 주목하고 있다.
 
연구진은 서울의 대북 경제협력이 성공하려면 우선 서울시의 대북 경제협력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등 중앙정부의 대북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경제개발구들은 서해안을 따라 북·중 접경지역을 지나 동해안에 분포됐다. 그 때문에 북한 경제개발구들은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대부분 중첩된다.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할 수도 있지만,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때 그 효과가 증대될 것이다.
 
특히, 서울의 대북 경제협력을 얘기할 때 북한의 수도인 평양을 빼놓을 수 없다. 남북한을 대표하는 수도로서의 정체성도 있지만, 서해안 지역의 경제개발구 대부분이 평양을 중심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평양을 중심으로 서해안에 설치된 경제개발구는 주로 첨단기술개발구와 경공업, 수출가공구들로 은정첨단기술개발구, 강남경제개발구, 송림수출가공구, 와우도수출가공구, 진도수출가공구, 청남공업개발구 등이다. 
 
서울시는 대동강 수질 개선 사업을 토대로 각 경제개발구의 취?정수장과 상하수도 건설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서울시는 각 경제개발구의 교통신호 시스템 설치 및 운영, 도로교통안전 교육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대북 경제협력 초기 단계에서부터 서울시는 섬유산업에 좀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경공업은 섬유와 의류업을 핵심으로 한다. 여기서 화학섬유와 방직 등의 섬유 소재 생산과 달리 의류 생산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부분 중소 규모의 지방기업이 담당한다. 서울시는 진도수출가공구, 경원경제개발구, 혜산경제개발구, 흥남공업개발구, 와우도수출가공구, 송림수출가공구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섬유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위탁가공이 용이하다. 북한의 섬유산업은 상대적으로 생산기반이나 기술수준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제재로 인한 섬유 원자재 수급 부족으로 북한은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패션과 봉제업이 발달해 있다. 높은 임금, 높은 지대라는 한계를 대북 경제협력으로 해소하고 국제경쟁력 및 높은 기술 수준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 구성을 보면, 섬유 51.6%, 기계금속 18.5%, 전기전자 10.5%, 신발 7.3%, 화학 7.3%, 기타 4.8%다. 개성공단의 경우를 보더라도 섬유산업은 서울시의 고용창출 및 청년실업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한때 개성공단에 근무한 남측 노동자가 1000명을 넘었으며, 북측 노동자고 5만명을 넘겼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개성공단을 방문한 남측 누적인원이 115만4437명이라는 점은 고용창출 효과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관광산업과 관광개발구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 보통 관광산업은 상대적으로 저비용의 투자를 통해 높은 고용 창출 및 재정 수입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식령 스키장을 만들고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맨을 초청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현재 북한은 27개 경제개발구 중 6개를 관광특구 및 개발구로 지정했으며, 다른 개발구에서도 관광업을 주요 업종으로 정한 상태다.
 
서울시는 직접적으로 사업주체가 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수십개에 달하는 산하 공공기관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서울시의 지방공기업은 총 30개로, 서울시의 지방출자출연기관은 총 55개이다. 서울시 공공기관들은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경제협력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안정적인 경제협력과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진은 “협력의 상대이자 경제개발구의 추진 주체인 북한의 입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경제협력의 출발점”이라며 “경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서울시가 새로운 경제활로를 찾을 때, 북한은 서울시에게 있어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바자회를 찾은 시민들이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의류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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