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전성기)①인지도 높이고, MZ 공략에 최적화…홍보 공식됐다
'임시 매장'에서 홍보 주요 전략으로
"재미·경험 중시하는 MZ세대와 소통"
패션·식품기업부터 금융권까지 적극 활용
2024-07-11 17:21:16 2024-07-11 18:28:54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팝업스토어 운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어느새 신제품 또는 기업 홍보의 필수 공식으로 굳어졌습니다. 백화점은 물론 젊은 층 유입이 많은 서울 성수동은 온통 팝업스토어로 뒤덮일 정도인데요. 과거 임시 매장에 불과했던 팝업스토어가 이제는 시장 진출의 가늠자 역할부터 MZ세대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기회로 자리매김한 모습입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 쉬인(SHEIN)은 이달 8일부터 성수동에 첫 단독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일주일만 한시적으로 운영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쉬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제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목이 쏠렸습니다.
 
쉬인의 팝업스토어 오픈은 상징성이 다분합니다. 한국 진출 선언 후 오프라인 매장 격인 팝업이 첫 행보인 데다 그 위치가 K-패션의 중심지인 성수동이라 국내 패션 시장에 대한 출사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쉬인을 비롯해 온라인 판매에 주력했던 패션·뷰티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 전 팝업스토어를 통해 시장 반응을 살피는 추세입니다. 쇼핑몰 자투리 공간의 임시 매장 개념이었던 팝업스토어가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인 동시에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주요 창구가 된 것입니다.
 
농심이 지난 4월 12일부터 5월 11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운영한 '짜파게티 분식점' 팝업스토어. (사진=김성은 기자)
 
식품업계에서는 농심이 올해 4월 '짜파게티 분식점'에 이어 6월 '새우깡 어드벤처 in 고래섬' 팝업스토어를 열며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협업해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오뚜기는 지난 5월 주요 제품인 카레, 진라면, 토마토케첩 등의 와펜을 제작해 커스텀 굿즈를 만들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판매량이 높은 스테디셀러 제품도 주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환기가 필요하다"면서 "젊은 세대에도 각인이 돼야 중장년층 브랜드로 머물지 않고 스테디셀러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충청권 주류기업인 선양소주의 경우 2년 연속 성수동에 팝업을 열며 수도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선양소주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3주간 운영한 '플롭 선양' 팝업스토어에는 총 1만7800명이, 올해 4월 연 '선양 카지노' 팝업에는 18일 동안 1만2200명이 다녀갔다"고 했습니다.
 
경계 무너진 팝업…기업 홍보에 활용
 
신제품 출시가 빈번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이나 식품기업뿐만 아니라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업종에서도 팝업스토어 운영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금융권에서는 기존의 딱딱하고 올드한 이미지 개선에 팝업스토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4월 힐링을 주제로 한 '엔투, 나이트(N2, NIGHT)' 팝업을 열었고, 하나은행은 지난해 '성수국제공항'에 이어 이달 '성수 달달팩토리'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알리고 있습니다.
 
가전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집들이 콘셉트로 꾸민 팝업스토어 '라이프집'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선양소주의 팝업스토어 '선양 카지노'에 마련된 사진관. (사진=김성은 기자)
 
이처럼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이나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비롯해 기업 이미지 제고 방법으로 팝업스토어를 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험과 재미를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다가가기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유통업계 관계자는 "TV 광고의 경우 타깃 연령층이 비교적 높은 반면, 팝업스토어는 새로운 경험과 SNS 인증을 선호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다"면서 "팝업은 M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브랜드를 몸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더욱 성행한 팝업스토어는 온라인으로 연결된 세상을 오프라인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2~3주의 짧은 기간 동안 큰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아끼지 않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