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들썩'…고개 드는 '패닉바잉'
인허가 착공 물량 줄고 금리 인하 기대감 높아져
2024-07-11 16:21:31 2024-07-11 17:37:18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등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 폭을 키우며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인허가와 착공 물량은 줄어드는 가운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오면서 패닉바잉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집값은 전주(0.2%) 대비 0.04% 뛴 0.24% 상승하며 1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전셋값도 0.2% 올라 60주 연속 오르며 매주 상승 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0.41%)가 방이·신천동 주요단지 위주로, 서초구(0.40%)는 반포·잠원동 대단지 위주로, 강동구(0.32%)는 고덕·암사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강남구(0.28%)는 역삼·개포·도곡동 위주로 올랐습니다. 강북권에서 성동구(0.52%)는 금호·옥수동 대단지 위주로, 용산구(0.36%)는 이촌·문배동 위주로, 서대문구(0.35%)는 남가좌·북가좌동 준신축 위주로, 마포구(0.35%)는 아현·상암동 주요단지 위주로, 은평구(0.30%)는 녹번·불광동 위주로 상승했습니다.
 
(자료=한국부동산원)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며 부동산 상승 분위기가 만연한데요.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6포인트(p) 오른 102.1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106.5) 이후 8개월 만입니다.
 
부동산R114가 최근 전국 1028명을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3명 이상(3.6명)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직전 조사에서 상승 응답이 하락 응답을 2년 만에 역전(상승 30%, 하락 25%)했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상승(36%)과 하락(21%) 사이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공급 절벽 불안감…'패닉바잉' 올 수도   
 
매수 심리가 풀리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00건을 돌파했는데요.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727건으로 나타나며 2달 연속 5000건을 넘어섰습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도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8조5723억원으로 지난 5월보다 5조 3415억원이 늘었습니다. 이는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입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원자잿값이 오르며 분양가는 상승 중인데,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수요자가 아파트 시장으로 대거 진입하고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금리를 0.25% 포인트만 내리더라도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져 주택 매수를 보류했던 사람들이 무장 해제되며 내집 마련에 뛰어들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반기에 서울 강남권에 인기 단지가 많이 나오는데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경우 정말 패닉바잉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부동산 추가 공급방안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3기 신도시 등 계획된 물량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필요시 추가 공급 확대 방안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했죠. 다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민간 공급 여건 위축돼 있어 공급 절벽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패닉바잉'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하반기로 가게 되면 준공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데, 지난해 착공이 적어 내년쯤이면 공급 물량이 부족해질 전망"이라면서 "여기에 금리까지 두 세차례 인하되면 주택시장에 상당히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 향방은 금리가 몇 차례에 걸쳐 어느 정도 내릴 건가에 달려있다"고 밝혔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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