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정책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은)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한국 경제는 강력하다"며 "경제가 강력할 때는 고려해야 할 딜레마가 적어진다"고 언급하면서 재차 또다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신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갈 길이 명확하다"며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잇따른 금리 인상 시그널에 이르면 오는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신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2026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과 정책 대담을 갖고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1분기 한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를 근거로 들며 "보통 유가가 상승하면 교역 조건이 불리해져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세가 실질 국내총생산(GDP)보다 둔화하는데, 이번에는 반도체 수출이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을 수행할 때 어려운 점은 (요소들이) 상충하는 것인데, 경제가 강건하고 산출 갭(실질 GDP에서 잠재 GDP를 뺀 값)이 내년에는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주택가격, 그리고 가계부채를 생각할 때 환율을 고려하면 모든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우리는 훨씬 좀 더 많은 운신의 폭을 가지고 통화정책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 총재는 또 "아주 강력한 반도체 수치가 명목 GDP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가계부채 및 공공부채에 상당히 유익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어쩌면 유로 지역에 비해 한국 상황이 좋다고 보며 이번 기회에 최대한 우호적인 여건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신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도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긴축적 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이날 정책 대담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도 나왔습니다. 슈나벨 이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보다 지금은 더 전세계적으로 파이프라인 압력이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조차도 비교적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이런 것들이 공급망을 따라 파급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 지역은 지난 몇 년간 비교적 강력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있었고 상품 인플레이션은 그렇지 않았는데 물가 상승 압력이 상품에서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중동에서의 분쟁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금리 결정 경로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2022년과 비교해보면 그때처럼 물가가 두 자릿수로 대폭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다. 금리 인상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슈나벨 이사는 정책 대담에 앞서 가진 '중앙은행과 화폐의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 예금 같은 새로운 형태의 민간 화폐는 공공 화폐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도록 유도하며 최종 결제자산으로서 공공화폐의 앵커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짚으면서 "이런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스템 안에서 50년 전 머니마켓펀드(MMF)가 그랬던 것처럼 자리를 잡을지, 아니면 토큰화 예금 같은 다른 혁신이 더 유망한 대안으로 판명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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