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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6일 18: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서울회생법원이 제시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법원이 요구한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계획 제출 기한은 30일이다. 그러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조건부로 내놓은 1000억원 규모 DIP 자금은 여전히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표면상 쟁점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 여부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회생보다 3호 펀드 정리와 책임 회피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홈플러스 (사진=홈플러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 채권단 등에 오는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회생계획안 인가 기한은 다음달 3일이다. 법원이 자금조달 계획을 요구한 것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절차다. 구체적인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회생절차 폐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MBK, 회생보다 메리츠와 공방 이어가
홈플러스 회생을 최우선으로 본다면 인가 전 M&A다. 앞서 메리츠 측이 제시한 1000억원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우선 자금을 확보해 영업 중단 위험을 낮추고, 그 사이 M&A를 추진하며 시간을 버는 것이다. 대형마트 사업은 상품 매입, 물류,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구조라, 유동성이 끊기는 순간 협력업체 납품과 매장 운영이 동시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MBK는 1000억원 부분 지원보다 2000억원 전액 조달을 요구하며 메리츠와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는 1000억원 DIP 지원을 의결하고 에스크로 계좌 예치 방안을 제시했지만,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걸었다. 대주주가 회생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채권자만 추가 익스포저를 떠안을 수 없다는 논리다. 반면 MBK 측에선 1000억원으로는 정상적인 회생과 M&A 추진이 어렵다며 메리츠의 조건을 사실상 수용하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MBK가 1000억원 DIP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배경으로 보증 부담을 지목한다. 1000억원을 받는 순간 MBK는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한 발 더 깊이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후 M&A가 실패하거나 추가 자금난이 반복될 경우 ‘돈을 받고도 회생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이 다시 대주주에게 향할 수 있다. 반대로 2000억원 전액 지원을 요구하다 회생이 무산될 경우에는 ‘메리츠가 필요한 자금을 내놓지 않아 홈플러스가 무너졌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를 담고 있는 MBK 3호 블라인드펀드의 상황을 보면 MBK의 경제적 유인은 회생보다 정리에 가까워 보인다는 평가다. 해당 펀드는 홈플러스 투자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렌지라이프, 두산공작기계, 대성산업가스, 일본 아코디아 골프 등 다른 포트폴리오 회수 성과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연평균 내부수익률(IRR)은 15%대, 투자원금 대비 수익배수는 2배를 넘는 수준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지분가치가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된 상황에서 MBK가 펀드 만기 연장과 추가 보증 부담을 감수하며 회생에 다시 베팅할 실익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홈플러스가 회생에 성공하더라도 지분가치 회복 가능성은 낮고, 실패할 경우 추가 책임만 커질 수 있다. MBK 입장에서는 홈플러스가 더 이상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릴 자산이라기보다 3호 펀드 정리를 지연시키는 잔여 리스크가 된 셈이다.
MBK, 메리츠 책임론만 부각…여론전으로 틀어
관련 업계에선 MBK의 전략이 회생자금 확보보다 메리츠 책임론을 부각하는 방향에 가깝다는 평가다. 홈플러스 회생이 무산될 경우, MBK가 채권자가 끝내 자금을 내놓지 않았다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주주 책임론을 채권자 책임론으로 전환하려는 여론전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메리츠도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청산으로 가면 메리츠는 담보권자로서 회수 절차에 들어가겠지만, 약 60개에 달하는 점포를 한꺼번에 처분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최소 2~3년, 길게는 5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 관련 업계 진단이다. 공매가 장기화될 경우 회수 시점은 늦어지고, 매각가 할인과 법적 분쟁 가능성도 커진다.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메리츠의 자금은 기약 없이 묶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메리츠가 청산을 통해 막대한 연체이자까지 챙길 수 있다는 계산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MBK 측은 파산 시 메리츠가 담보권 실행을 통해 원금뿐 아니라 20%에 달하는 연체이자까지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연체이자는 약정상 산출 가능한 금액과 실제 회수 가능한 금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생절차가 계속되거나 회생계획에 따라 채권 조건이 조정될 경우 연체이자가 전액 인정되기 어렵다. 파산 선고 이후에는 대개 연 5~6% 수준의 법정 지연이자만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청산 절차 과정에서 채권자들 사이 불거지는 변수까지 고려하면, 메리츠가 1순위 담보권자라 하더라도 회수 시점과 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담보가 있다고 해서 매각대금이 곧바로 메리츠에 흘러가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청산으로 전환되더라도 담보자산 매각대금이 원금, 기존 이자, 절차비용, 선순위 비용을 모두 충당하고도 남아야 연체이자 회수가 가능하다"며 "청산 과정에서 매각가가 낮아지거나 회수 기간이 길어질 경우 연체이자 전액 회수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MBK가 버틸 수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메리츠는 최종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더라도, 회수 지연 등의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BK는 이 부담을 협상 지렛대로 삼아 2000억원 전액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셈이다. 다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000억원이라도 먼저 확보해 M&A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 같은 해법은 책임공방 속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1000억원이라도 받아 영업을 유지하고 M&A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부분 지원을 거부한 채 2000억원 전액 지원만 요구하는 것은 회생 의지라기보다 책임 소재를 메리츠 쪽으로 돌리려는 협상 전략으로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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