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가 폭염과 폭우, 가뭄 등 극한 기상 이변을 ‘국가기후안보’ 차원으로 격상하고 낡은 국가 방재·기후재난 대응 시스템을 전면 개편합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에 무게를 두던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역할도 ‘기후 적응(적극적 대응)’ 중심으로 움직이는 등 조직 변화와 예산 투입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차담회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을지 국무회의에 발언에 맞춘 기후 정책 및 인프라의 전면적 기준 상향을 예고했습니다. 앞선 을지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기상재난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이제는 기후 문제도 국가안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차담회를 열고 기후부 소관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특히 이 대통령은 “과거 기후에 맞춰졌던 기후재난시스템의 현대화가 시급하다”며 강력 주문한 상태입니다. 이는 기존 행정안전부 중심의 ‘사후 복구’ 위주 재난 대응 틀에서 벗어나 과학적 예측과 선제적 인프라 확충을 통해 국가 생존 및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기후 안보 체계로 대전환하겠다는 국정 기조로 읽힙니다.
이와 관련해 김성환 장관은 “과거 30년, 50년 빈도로 내렸던 강우에 대비했지만 이제는 200년 빈도라고 얘기하기 무색할 정도로 극한 호우와 가뭄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대부분의 도시 하수 시스템이 30~50년 빈도 수준에 맞춰져 있다. 피해가 심각한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극한 호우 시에도 자연배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보강하는 것이 큰 숙제”라고 밝혔습니다.
방재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예측 시스템의 첨단화 추진도 예고했습니다. 김 장관은 “기상청 레이더 시스템의 픽셀을 더 가늘게 쪼개 정밀 측정하고 슈퍼컴퓨터와 위성 장비를 고도화해 재난 예측력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시스템 현대화와 함께 대통령실 및 기후부 내부의 대대적인 조직 변화도 수반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 재난의 파급력이 커짐에 따라 기후부의 권한과 책임이 행정안전부를 뛰어넘는 통합 관제 수준으로 격상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대통령실 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 강도와 수위, 조직 체계를 좀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탄소 감축에 집중했고 각종 재난 대응은 행안부 중심으로 추진되며 기후부가 일부를 맡아왔다. 앞으로는 기후부의 역할이 ‘기후 적응(적극적 대응)’으로 훨씬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내년도부터 기후 관련 예산 강화와 조직 변화도 예상됩니다. 김 장관은 “예측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강화될 것이며 내년 예산안에도 충분히 보강될 것”이라며 “조직 체계 역시 지금보다 강화돼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차담회를 열고 기후부 소관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기후재난 대응 외에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과 ‘산업용 지역요금제’ 추진 등 부처 주요 에너지·수자원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습니다.
제12차 전기본과 관련해서는 “이번 정기국회 중, 대략 10월 정도 정부안을 정하고 법적 절차인 기후대응위원회에 보고하고 국회 보고하고 최종 확정하는 단계를 거친다. 공론화 과정은 그 전에 다시 거치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전기국가 담론으로 시작하고 수요 예측 관련해서 이미 한차례 했지만 그 이후에 늘어난 수요가 많이 있어 수요 예측부터 다시 시작을 하려고 한다”며 “수요를 2040년까지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그리고 2040년에는 이재명 정부가 석탄발전을 중단하겠다고 했던 연도인데 이 발전기들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가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석탄을 줄이면 어느 발전원으로 대체할 것인가, 발전원 대체에 따른 예측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충돌할 수 있는데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수발전은 어느 정도 규모로 가져갈 것인가, 불가피하게 가스발전이 일부 늘어나게 될 텐데 가스발전에서 나오는 탄소배출은 어떻게 줄여 나가 궁극적으로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을 설계할 것인가, 이 전체 내용을 분야별 토론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규 원전 건설 공론화와 관련해서는 “원전을 12차 전기본에 포함할지 말지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어떤 숙의 과정을 거칠지에 대해서 빠르면 이번 주 늦으면 다음 주에는 확정해야 스케줄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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